[2012 대한민국 고졸 인재 Job Concert] 고졸 선배가 취업 상담…외국인 인사담당이 한국어로 면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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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수능후 12월에 100명 채용"
"취업하면 대학 버금가는 인문·어학 교육"
학생들 구체적 계획 들고 中企부스 찾기도
"취업하면 대학 버금가는 인문·어학 교육"
학생들 구체적 계획 들고 中企부스 찾기도
“잠시 후에 오시면 안 될까요. 지금 상담에 정신이 없네요.”
고졸 인재 잡 콘서트 박람회 첫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던 장경호 한화건설 인력팀 대리는 이틀째인 24일에도 학생들 취업 상담에 여념이 없었다. 장 대리는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올 줄은 몰랐다”며 “고졸 채용의 정책적 뒷받침이 얼마나 필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 채용 담당자들은 학생들의 실무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입을 모으면서 취업을 위해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취업은 1등 뽑는 자리 아니다”
이날도 한화 부스의 인사 담당자 8명은 점심시간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밀려드는 상담에 열중했다.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한 의자에 두 명씩 앉은 채 상담을 했다. 조민 한화 인재개발부 시니어매니저는 “상반기 한화그룹이 고졸 채용을 실시한 것을 알고 학생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 3월 그룹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고졸 공채 500명, 채용전제형 인턴 700명 등 1200명의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장 대리는 “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고교생들의 열의가 피부에 와닿았다”고 말했다.
전은우 두산중공업 관리부문 과장은 “상담을 하고 전공을 바꾸려는 학생들도 있었다”며 “자격증뿐 아니라 인성 측면에서 조직 적응력과 판에 박히지 않고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는 자기소개서도 중요한 기준”이라고 귀띔했다.
김지원 신한은행 인재개발부 과장은 “미리 이력서를 써서 상담받으러 온 학생이 많아 놀랐다”며 “이력서 첨삭뿐 아니라 자기소개서까지 가져온 학생들에겐 보다 자세한 상담을 해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 특성화고 학생의 자기소개서를 읽어봤는데 어려운 집안형편을 딛고 일어서는 의지를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가 1등은 아니다”며 “스펙뿐 아니라 자신의 열정과 적극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성일 대우조선해양 인사팀 과장은 중공업사관학교 교육을 강조했다. 104명이 입학한 지난해 전형에는 3200명이 지원했다. 김 과장은 “고졸 취업자들은 대학교육에 버금가는 인문 어학 교육을 받게 된다”며 “올해 수능 후 12월 말에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채용 부스에서 유일한 외국인인 미카엘 살 LS산전 사원(33)도 눈길을 끌었다. 체코 태생으로 한국문화에 매료돼 3년 전 한국에 와 한국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그는 “외국인이 한국어로 상담하는 걸 보고 들른 학생들이 회사에 대한 정보를 얻고 가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내년에도 이런 자리가 마련되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춘 전략 필요
공기업과 중소기업 채용 부스도 대기업 못지않은 관심을 끌었다.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 태성산업의 이호연 관리부 주임은 “첫날 이미 충분한 자기소개서를 받았다고 생각해서 오늘은 안 나오려고 했을 정도”라며 “10명 안팎을 뽑는데 수십명의 자기소개서와 100여통의 이메일 자기소개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고졸 공채를 통해 입사한 사원들이 취업 상담을 맡았다. 서울공업고를 졸업한 지덕영 수도운영팀 사원은 “어제 한 자동차고 학생은 몇 번이고 다시 와서 근무환경 등에 대해 꼼꼼히 물어봤다”며 “무엇보다 전공 공부에 충실하라는 얘기를 해 줬다”고 말했다.
금융IT솔루션 업체 웹케시의 김도열 기획조정센터 인사홍보팀장은 “중소기업 부스를 찾는 학생들은 대부분 어느 부서에 가고 싶은지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다”며 “소신 있고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파악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만 선호하고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기업에 대한 고려는 부족한 학생들도 있다”며 “회사를 보기 전에 자신의 꿈과 비전, 눈높이에 맞춘 선택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성택/김대훈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