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국가 부채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등 다른 신용평가사가 잇따라 일본의 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피치가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두 단계 강등했다고 22일 보도했다. A+는 한국 중국 칠레 등과 같은 등급이다. 피치는 일본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3개월 이내 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50%라는 뜻이다. 피치의 일본 신용등급 하향은 1998년 9월21일(AAA→AA+) 2001년11월26일(AA+→AA)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피치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말 219.1%였던 일본의 국가 부채 비율이 올 연말 239%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피치가 평가하는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일본 정부는 빚을 갚을 재원을 확대하기 위해 소비세를 현행 5%에서 2015년까지 10%로 높일 방침이다. 그러나 연립정부가 충분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이 같은 계획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