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2일 오후 3시27분 보도

최근 증시조정으로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다수 펀드가 연초 이후 쌓아온 수익을 모두 까먹고 손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운용사별로는 가치주펀드 중심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이 선방했고, 피델리티 JP모간 등 외국계 운용사의 손실폭이 두드러졌다.

◆한국밸류·KB ‘선방’

22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ETF 제외)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인 29개 운용사의 5월 이후 평균 수익률(21일 기준)은 -9.83%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0% 하락했다.

이들 가운데 12개 운용사만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냈다. 최근 하락장에서 가장 선방한 운용사로는 한국투자밸류와 신영이 꼽혔다. 이들은 각각 -4.96%와 -6.79%의 수익률로 운용사 평균보다 양호한 성적을 냈다. ‘한국밸류10년투자1(C)’(-4.43%)와 ‘신영마라톤A1’(-6.90%)이 이들 운용사의 대표 펀드다.

배준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자산운용부장은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라 경기민감주인 철강, 화학주보다는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는 내수주를 주로 담고 있다 보니 최근 하락장에서 덜 빠지면서 손실폭이 작았다”고 설명했다. 1, 3년 수익률 등 장기성과가 양호한 KB자산운용은 5월 하락장에서도 -8.59%의 손실로 방어해 수익률 상위 운용사에 이름을 올렸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상무는 “주식비중을 90% 이하로 가져가면서 하락장에 대비했고 삼성전자와 자동차주, 경기민감주 비중을 낮춘 덕분”이라고 말했다.

◆피델리티·JP모간, 11% 넘게 손실

피델리티 등 외국계 자산운용사는 코스피지수 하락률보다 더 큰 손실을 냈다.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 규모가 2522억원인 피델리티자산운용은 5월 이후 수익률이 -13.30%로 ‘꼴찌’를 차지했다. 대표펀드인 ‘피델리티코리아E(C)’가 13.33%의 손실을 내며 성과가 저조했기 때문이다. JP모간과 골드만삭스도 이달 들어 각각 11.40%, 11.24%의 손실을 냈다. 마찬가지로 ‘골드만삭스코리아1C1’(-11.57%)과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C1’(-11.42%)의 손실폭도 컸다.

이에 대해 피델리티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들 펀드는 실적과 펀더멘털(기업 내재가치) 개선 종목의 비중을 확대하면서 운용하다 보니 최근 하락장에서 이들 종목 위주로 조정폭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