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엑스포 성공 여부가 향후 韓 엑스포 산업 미래 결정할 것

"엑스포(박람회)는 축제를 즐기는 '놀이공원'이자 기업들의 마케팅 '백화점' 입니다. 국가 행사인 엑스포에는 막대한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죠. 국가 입장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고급문화까지 접할 수 있는 엑스포가 백화점이나 놀이공원보다 더 이익 아닐까요."
무역협회 신선영 부장(39·사진)과 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빌딩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녀는 무역협회 최초의 여성 해외 주재원으로 베이징에서 근무 중이다. 지난 달 펴낸 저서 '박람회 경제학'의 촬영 및 인터뷰 건으로 한국에 잠시 들렸다는 그녀는 컨벤션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재원이다.

그녀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무역협회에 입사한 뒤 전시사업을 맡아 전시컨벤션 전문인력으로 선발됐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제회의학과를 개설한 한림대 국제대학원에서 '해외전시회 참가업체의 성과평가 방안'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개회중인 여수 세계박람회를 디지니랜드처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물어봤다.

"가능하면 아끼는 사람·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가는 걸 추천해요. 애인과는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문화 교육이 될 겁니다. 여수 엑스포는 19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20여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엑스포인 만큼 많은 국민들이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이번 여수 엑스포의 성공 여부가 향후 한국의 엑스포 산업을 결정짓는 리트머스 종이가 될 거라고 봐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으로 아직 여수 박람회를 찾지 못했다는 신 부장은 이번 달 베이징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면 여수박람회를 찾을 계획이다. 컨벤션 분야 전문가로서 그는 여수 박람회를 어떻게 평가 하고 있을까.

신부장은 일부 네티즌들이 여수 엑스포에 대해 ‘지역 감정을 부추긴다’ 혹은 ‘상하이 엑스포와 비교하면 짝퉁이다’와 같은 비판적인 댓글을 다는 일은 아쉽다며 입을 열었다.

"여수 엑스포는 상하이 엑스포와 마찬가지로 BIE(국제박람회기구)가 인정하는 공식 엑스포입니다. 낙후된 여수 및 남해안 일대 개발로 국토 균형 발전 및 지역 경제가 활성화됩니다. 그 과정에서 일자리가 창출되기도 하구요. 또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광관수익 및 한국 홍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엑스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과제로 신 부장은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과 문화 산업의 양성 △남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고 축제를 즐기는 적극성 등을 꼽았다.

그녀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엑스포 중 하나로 2008년 스페인의 사라고사 엑스포를 꼽았다. 세계인의 축제인 엑스포는 모두가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사라고사 엑스포의 경우 관람객과 직원 등 참여자 모두가 파티의 주인공 이었다는 것. 늦은 밤까지 끊임없이 이어진 이벤트로 행사장을 걸어 지나가기만 해도 신나고 재미있었다고 한다. 엑스포는 행사 규모보다 참여자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가 관건이란 의미다.

커리어 우먼으로 성공한 그녀의 향후 꿈이 궁금했다.

"직업인으로서 컨벤션 분야의 일을 계속하면서 이 분야의 업무를 희망하는 사람들, 업계,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하고 싶어요. 지금도 모교인 이대 후배들과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는데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니까요. 개인적으론 20대 젊은 여성들에게 컨벤션 분야에서 일을 하며 배운 교훈과 경험 등을 책으로 엮어 들려주고 싶어요."

신 부장은 지난 달 ‘엑스포 경제학’이란 책을 펴냈다. 이 책은 2012년 여수 엑스포를 맞아 엑스포에 잘 참가하는 법, 엑스포를 잘 개최하는 법, 엑스포를 잘 관람하는 법 등 기업, 국가, 관람객 입장에서 엑스포 전반을 다루고 있다. 또 루이뷔통과 월트디지니 등 세계 일류 기업들이 엑스포를 통해 성공을 일궈낸 사례와 2010상하이 엑스포에 참여한 한국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을 자세히 보여준다.

그녀는 2010년 성공리에 막을 내린 상하이 엑스포 한국기업연합관의 기획에서 홍보 및 이벤트, VIP 의전 등 전 과정에 관여했다. 당시 12개 기업이 참여한 한국기업엽합관은 관람객 수 기준으로 외국 기업관 중 1위, 참가한 18개 기업관 중 3위의 우수한 실적을 냈다.

한경닷컴 이환주 기자 hw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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