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페이스북의 상장으로 국내 인터넷업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페이스북과 비슷한 모바일 사업 기반을 갖춘 NHN다음 위메이드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1일 "페이스북 상장에 따라 가장 주목받을 수 있는 기업은 NHN과 카카오다"라며 "모바일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페이스북 서비스와 유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 공모가보다 23센트(0.61%) 상승한 38.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046억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김진구 NH농협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 상장으로 SNS를 중심으로 한 국내 인터넷 업체의 가치가 부각될 것"이라며 "국내에서 SNS 가치 재평가는 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이스북의 상장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 등에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는 NHN 다음 등이 다시 평가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NHN에 대해 김석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페이스북 상장은 검색, 글로벌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SNS) 및 소셜 게임(SNG)을 아우르는 NHN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조명받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최근 정부 규제 우려에 따른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NHN의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국내 서비스에서 벗어나 전세계 서비스 이용자를 선점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의 경우에는 모바일 메신저인 마이피플과 소셜 디스플레이광고인 '채널' 등이, 위메이드의 경우는 카카오와의 연계를 통한 소셜 게임 등이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정 연구원은 "카카오톡은 주로 국내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4600만명에 달하지만 NHN의 라인은 해외 시장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3500만명에 달한다"며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NHN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 등의 수익모델이 온라인광고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페이스북하고 동일하다"며 "그러나 모바일 메신저가 향후 모바일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다양한 수익모델이 개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페이스북의 상장에 따라 검색광고나 전자상거래 등 이미 검증됐던 인터넷 사업 가치가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연구원은 "검색광고, 전자상거래 등 지난 두 번의 인터넷 거품을 극복하고 검증된 사업 모델의 확장성과 안정성이 재조명될 것"이라며 "작년에 징가(Zynga), 그루폰(Groupon) 등 신생 인터넷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상장에 성공했으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으로 투자심리가 냉랭해진 점을 감안하면 향후 실적을 검증하고자 하는 심리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27분 현재 NHN은 전 거래일보다 3.13% 상승한 2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위메이드와 다음은 각각 1.98%, 1.13% 약세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