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신상품, 아버지는 행사상품"
경기불황기 남성들의 소비패턴 변화에 대한 이같은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본격적인 불황이 시작된 지난해 4분기(10~12월)부터 올해 1분기(1~3월)까지, 부산지역 롯데백화점이 부산 남성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비패턴 분석결과 ‘극과 극’의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남성고객의 40%를 차지하는 20~30대 청년층의 경우, 불황기에도 본인의 개성연출과 여가활용에 필요한 의류,용품을 지속적으로 구입했다. 20~30대 청년층 남성의 구입비중이 높은 상품군인 캐주얼정장, 트래디셔널, 스포츠 상품군의 매출이 기간중 꾸준히 3~4% 증가했다.전반적으로 매출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남성관련 상품군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실적이라고 백화점은 분석했다. 이들은 최신 유행 스타일의 신상품 구매가 많아 정상상품매출도 5~7% 증가했다.

반면 전체 남성고객의 60%를 차지하는 40대이상 중장년층 고객의 구매패턴은 이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나타냈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이 연령층 고객의 매출을 보면, 본인이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는 것보다 가족을 위해 상품을 구입하는 비중이 휠씬 높게 나온 것이다.40대이상 중장년층 남성고객이 구입한 상품중 가장 비중이 높은 상품은 여성캐주얼, 가공식품, 아동복, 화장품 등 비 남성 상품군. 남성들이 입는 정장 및 캐주얼 등의 상품군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났다. 가족들이 대리 구매한 경우도 물론 있겠지만 그만큼 본인을 위한 소비를 상대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백화점은 설명했다.

시선을 끄는 대목은 중장년 층의 구매패턴. 정장, 캐주얼 등 필요상품을 구입할 경우에도 신상품보다는 상대적으로 싼 행사상품을 선호했다.이 결과 정상상품 매출은 10%이상 감소한 반면 행사매출은 무려 65%이상 증가했다. ‘불황의 그늘’속에서 본인의 소비욕구를 최소화 해 가정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가 구매에서도 나타난 셈이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부산 롯데백화점은 남성고객만을 위한 특별한 지역최대의 맞춤행사를 진행한다.부산본점은 19일부터 20일까지 롯데호텔부산 3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지역최대 규모의 ‘남성 패션 박람회’를 개최한다.남성의류 전품목, 봄,여름 이월상품 및 올해 신상품을 최대 70% 할인판매하는 이번 행사에는 투입 물량만 40억원을 넘는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에 맞춰 트래디셔널과 캐주얼 유명브랜드가 봄,여름 인기품목인 바지, 남방, T셔츠 등 이월 및 신상품을 최대 60% 할인판매한다. 본격적인 웨딩시즌을 맞아 갤럭시, 캠브리지, 엠비오, 지이크 등의 남성정장 및 캐주얼 정장과 듀퐁 및 닥스 등의 셔츠, 넥타이 등 예복 아이템을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광복점도 18일부터 20일까지 8층 행사장에서 ‘남성 예복정장 대전’을 실시한다.싼 가격에도 질좋은 정장을 원하는 남성고객들에게 특급 쇼핑기회를 제공한다. 이 두가지 행사 모두 행사장에서 일정금액이상 구입하는 고객에게 롯데상품권을 추가로 증정한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남성 MD팀 이진우 팀장은 “불황기일수록 남성고객들이 가장 먼저 지갑을 닫고 개인소비를 줄이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그동안 경제적 부담탓에 본인을 위한 상품구입을 망설였던 부산지역 남성고객에게 매우 유용한 쇼핑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