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덕 사채업자와 전쟁…1597억 추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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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때 못 갚으면 이자 붙여 재대출…차명계좌로 탈세
국세청, 253명 세무조사…폭행에 인신매매까지
대부업 123명 탈루 포착…강도 높은 조사 착수
국세청, 253명 세무조사…폭행에 인신매매까지
대부업 123명 탈루 포착…강도 높은 조사 착수
여러 곳에 룸살롱 단란주점 등을 소유한 채 조직폭력배까지 거느린 조씨는 A씨를 자신의 유흥업소에 넘겨 돈을 갚도록 했다. 조씨는 이 돈을 친인척 차명계좌를 이용해 관리하는 등 상습적으로 세금을 탈루하다 적발됐다. 국세청은 조씨를 상대로 15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뒤 검찰에 고발했다.
○외제차 몰면서 호화생활
국세청은 최근 이 같은 악덕 사채업자 253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총 1597억원을 추징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대부업자 123명의 탈루 혐의를 포착, 이날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국세청이 공개한 악덕 사채업자·대부업자들은 터무니없는 고금리로 돈을 빌려준 뒤 교묘한 수법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없게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뒤에는 폭행, 협박, 인신매매까지 서슴지 않으며 자금 회수에 나선 것도 똑같았다.
미등록 사채업자인 최모씨는 영세 서민에게 고리로 자금을 빌려준 뒤 자신은 강남 고급 주택가에서 최고급 외제차를 몰면서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최씨는 2000만원을 연 120% 이자로 빌려간 B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그의 전세보증금을 강제로 빼앗았고 이를 비관한 B씨는 자살을 택했다. 최씨는 이런 식으로 받은 33억원의 수입을 신고하지 않아 국세청으로부터 소득세 16억원을 추징당했다.
○상장사 괴롭히는 사채업자도
국세청은 이번에 상장사 전문 대부업자들을 집중 조사하기로 했다. 자금난에 처한 상장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대여하고 고리의 이자를 수취한 뒤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다수 포착됐기 때문이다. 실제 명동 전주 50여명으로부터 수백억원의 자금을 모집한 사채업자 김모씨는 자금난을 겪는 상장사 대주주에게 주식을 담보로 유상증자 대금을 선이자 5%, 연 120%의 고리로 빌려준 뒤 연체시 주가조작 등을 통해 담보 주식을 대량 매도하다 적발됐다.
임환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불법 사채업자들이 폭행, 협박, 강탈을 일삼으면서 살인적인 고금리로 돈을 벌고도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는 등 문제가 심각해 서민대책 차원에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섰다”며 “특히 타인 명의로 사채업을 영위하는 명의 위장 사업자에 대해서는 실제 전주를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