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수명 길어져 노후가 30~40년…직업 2번 이상 갖는 新라이프 스타일
결혼·내집마련…장기적 그림 그려야
금융 지식 쌓아 '돈 안잃는 법' 습득을…부모님과 은퇴시점·부양비 상의 필수
얼마 전부터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나 멘토 프로그램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런 현상은 그만큼 이 시대 20대들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의 ‘88만원 세대’, 일본의 ‘비참 세대’, 유럽의 ‘1000유로 세대’, 그리고 미국의 ‘빈털터리 세대’ 등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20대 젊은이들에게 닥친 어려운 상황을 나타내는 말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일찌감치 글로벌화된 마인드와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어릴 적부터 빠르게 발전하는 정보기술(IT) 환경에서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경제불황 등으로 제대로 된 일자리마저 찾기 어려운 고단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최근 20대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마저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전 세대와는 다른 라이프스타일
우리의 20대가 이처럼 어려운 현실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시각에서 삶을 내다보고 계획할 필요가 있다. 20대가 앞으로 살아갈 삶의 모습은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대의 생애 라이프사이클은 과거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과거 세대는 25년 동안 성장과 학습을 마치고 30년간 일한 다음 10년 전후의 노후 생활로 일생을 마쳤다. 하지만 이제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30년 동안 일한 뒤 은퇴해도 무려 30~40년간 또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이 때문에 직업을 한 번만 갖던 이전 세대와는 달리 직업을 적어도 두 번 이상 갖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맞게 된다. 따라서 이전 세대와 같은 방식의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기보다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는 세계관과 통찰력을 갖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금융에 대한 지능 높여야
20대는 본격적인 경제생활을 준비하고 맞이하게 되는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 올바른 경제 습관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20대에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이후 30~40대 재정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우선 생애설계 관점에서 삶을 계획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결혼을 하고, 내 집을 마련하고, 자녀를 낳아 기르고, 은퇴 후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이벤트들은 누구나 삶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맞게 된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일에만 매달리기보다는 삶의 장기적인 모습을 미리 생각해보고 계획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20대는 돈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세우고 금융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금융지식은 돈을 벌기보다는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금융감독원(2010년 12월)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금융이해력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60.8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진출을 앞둔 예비 경제인으로서 갖춰야 할 수준에 비해 아직 금융지식이 낮은 상태인 것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20대가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이나 통신비 지출 등으로 신용불량의 나락으로 빠지고 있다. 올바른 금융지식은 과도한 소비의 유혹을 이기고 건전한 경제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모의 조언을 받아라
부모님과 함께 은퇴 준비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부모와 자녀간에 은퇴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부모의 경우 자녀 부양에 대해 강한 책임감을 가지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자녀들은 부모 부양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자녀들은 부모를 혼자 돌보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며 오히려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모의 은퇴 생활의 시작 시점과 기간, 총 생활비와 의료비 지출 예상액, 부모를 부양하기 어려운 이유, 현재 은퇴준비 정도, 자녀들의 교육비와 결혼자금 지출 예상액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취약해진 노후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을 외면해선 안 된다. 비록 해답은 찾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상황을 충분하게 이해할 수 있고 세상살이에 대한 공부가 될 수 있다.
○적은 돈이라도 저축·투자하는 습관이 중요
다음으로 20대는 적은 돈이라도 우습게 여기지 말고 꾸준히 저축과 투자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소액이지만 장기간 투자할 경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목돈으로 커질 수 있다. 이런 투자효과를 ‘카페라테 효과’라고 말한다.
라테(latte)는 이탈리아 말로 우유를 뜻한다. 진한 커피 원액 1잔에 따뜻한 우유를 1잔 또는 2잔을 섞어서 만든 커피가 카페라테다. 요즘 길거리 곳곳에 있는 커피판매 전문점에 가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커피이기도 하다.
한 잔에 4500원 정도 하는 카페라테를 하루에 한 잔씩 마시지 않고 이 돈을 아끼면 한 달에 13만원이 된다. 만약 이 돈을 매월 적립식 투자로 개인연금 등에 가입한다면 30년 후에는 얼마가 될까?
적립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보수적인 6%로 잡고 카페라테 값이 오르는 만큼(3% 가정) 투자액을 늘린다면 1억8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즉 커피 한 잔 값을 매일 저축한다고 하면 30년 후에는 거의 2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소액으로 장기간 투자하는 자세가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20대에게 꼭 필요하다. 사실 커피 한두 잔 값을 아껴서 30년간 투자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투자 분위기를 볼 때 정말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전 세대들의 취약한 노후의 모습을 본다면 20대 젊은이들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투자 방법이다.
○자기 투자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사회에 진출한 20대라면 결혼자금과 주택자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은퇴준비는 젊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퇴직연금을 잘 관리해야 한다. 어떤 유형의 퇴직연금을 회사가 가지고 있는지 잘 살펴보고 이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자신의 은퇴자금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가지로 구성된다는 사실을 충분하게 이해해야 한다. 불충분한 지식과 정보로 연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는 일을 피해야 한다. 이 시기는 장기간 투자할 수 있으므로 주식과 채권 위주의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소비를 뒤로 미루고 적립식 투자를 생활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20대는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가장 효율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을 확대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기가 맡은 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직업에는 소홀히 한 채 주식투자나 재테크 등에 열중한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장래 수익을 창출할 자본으로서 자신을 연마하는 데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