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연정 구성 '실낱 희망'
그리스에서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 19석을 갖고 있는 제7당 민주좌파가 연정 구성에 참여할 뜻을 내비쳤다.

협상이 성공하면 신민주당(108석), 사회당(41석)과 민주좌파가 총 168석을 확보, 연정을 구성하게 된다. 총선을 다시 치르는 파국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제3당) 대표는 10일(현지시간) “민주좌파가 입장을 바꿔 연정 구성을 위한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정 구성이) 쉽지 않겠지만 고무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베니젤로스 대표는 현재 연정 구성권을 쥐고 있다. 총선 직후 제1당인 신민주당과 제2당인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이 잇달아 연정 구성을 포기함에 따라 정부 구성권을 넘겨받은 것이다.

민주좌파가 총선 전 연정을 구성했던 신민주당·사회당과 연대하면 총 300석 가운데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베니젤로스 대표는 11일 오전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 등과 만나 연정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 대표는 “시리자는 그리스를 파산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로 이끄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연정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시리자와 연대했던 민주좌파는 시리자가 유로존 탈퇴 등을 주장하며 포퓰리즘으로 치닫자 등을 돌렸다.

유럽연합(EU) 등의 강도 높은 경고도 민주좌파가 입장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EU는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약속한 긴축정책을 이행하지 않으면 유로존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