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도 3년 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탈퇴할 것이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경고다. 스페인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9일(현지시간) 자산 기준 3위 은행인 방키아의 지분 45%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44억7000만유로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 부분 국유화다.

2010년 저축은행 7곳이 합병해 출범한 방키아는 부동산값 하락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국유화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방키아를 스페인 금융권에서 가장 취약한 은행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부실 위험이 높은 부동산 자산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어서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방키아 예금자들에게 “방키아 뒤에는 정부가 있다”며 “정부는 은행 시스템의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는 11일 금융권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은행들이 350억유로의 추가 자본을 확충토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경제와 금융권에 대한 우려는 걷히지 않고 있다. 금융권 공적자금 투입이 정부의 재정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되면서 스페인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스페인 국채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가산금리는 9일 장중 5.1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