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 외환거래 및 무역금융 부문에서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확고한 경쟁우위를 보인다. 올해 1분기 기준 외환거래의 시장점유율은 51.2%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또 국가교역량 대비 수출부문 및 수입부문에서는 각각 31.9%와 31.5%의 시장점유율로 안정적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변화된 수익구조와 높은 재무 건전성

외환은행은 폭넓은 신용카드 가맹점을 갖고 있다. 외환카드 고객의 충성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은행도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은행 고객의 꾸준한 신용카드 사용을 유도해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기여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렇게 특화된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경쟁은행 대비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우수한 경쟁력과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갖췄다. 안정적 수익구조로 금융위기 직후 은행권 실적 저하에도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충격이 크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충당금 부담으로 악화됐던 실적은 2010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3월 말 기준 외환은행의 요주의 이하 여신비율 및 고정 이하 여신비율은 각각 2.94%, 1.27%였다. 대손충당금(대손준비금 포함)의 고정이하 여신 커버리지비율은 140.8%로 양호한 수준의 자산 건전성과 리스크 흡수 능력을 갖췄다. 외환은행은 위험가중자산(RWA) 감소와 함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으로 2012년 3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및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14.6%와 12.2%를 기록하고 있다.

2011년 론스타에 대한 고액배당 지급으로 BIS 자기자본비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향후 배당수준의 안정과 이익 창출력 개선을 감안하면 자본적정성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해외 영업망 vs 편중된 여수신 구조

외환은행은 2011년 12월 말 기준으로 해외에 총 27개의 영업점포(10개 현지법인, 12개 지점 및 5개의 사무소)를 갖고 있다. 국내 은행 전체가 32개국에 총 131개의 해외점포를 운영 중인 점을 감안하면 외환은행의 해외 영업네트워크는 독보적이다. 론스타가 대주주로 있는 동안 정체됐던 해외 진출을 비롯해 미국 영업망 복원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것도 빠른 영업력 회복이 기대되는 이유다.

외환은행은 자산규모 기준으로 시중은행 5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수신 시장점유율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해 보인다. 외환거래 및 무역금융 부문에서의 핵심 경쟁우위와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대출금과 수신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외화운용자산이 상대적으로 높아 환율 변동과 외화유동성 이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였고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부문의 자산건전성이 악화되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기 대출을 축소한 반면, 대기업 대출 비중과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개인보다는 기업대출 비중이 높아 경기 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영업력 훼손은 약점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외환은행을 포함한 주요 6개 시중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2010년 말에 비해 증가했지만, 외환은행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과 머니마켓펀드(MMF), 요구불예금 등의 감소로 총수신액이 감소했다. 이는 2010년 11월 이후부터 진행된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의 지분매각 협상이 장기화된 영향이 크다.

또 외환은행 노동조합원들의 매각 반대 투쟁 등도 영업력 약화를 가속화시켰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된 이후에도 독립경영 보장에 대한 이견으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대립 간격을 좁히는 것이 급선무다.
성병수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byungsoo.sung@tongy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