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0일 예정대로 그리스에 대한 제2차 구제금융 52억 유로를 집행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일부 언론은 그리스 총선 후 긴축 약속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EU가 지원을 연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U 통화ㆍ경제 담당 집행위원실의 아마데우 알타파지 집행위원은 “52억 유로는 이미 EU가 지출 승인을 한 것이기때문에 예정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의 새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트로이카'에 약속한 긴축 조치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추가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는 지난 3월 1300억 유로 규모의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중 1회분 355억 유로의 집행을 우선 승인했다. 이 돈으로 그리스 국채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의 국채를 새로운 국채로 교환해줬다.

그리스와 트로이카가 서명한 구제금융 프로그램 양해각서에 따르면 EU는 주기적으로 그리스의 개혁 이행 실적과 경제 상황을 재평가해 구제금융을 분할 지급하게 돼 있다. 일부 언론은 이날 그리스 정정 불안과 6일 총선에서 긴축반대론자들이 의석을 많이 차지하자 EU가 지원을 당장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EU 등 트로이카는 이달말 예정된 그리스 긴축이행 점검단 파견을 연기했다. 향후 추가적인 지원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아 있든 아니든 경제개혁을 철저히 해야 지속가능한 경제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오는 14일 브뤼셀에서 특별회의를 열고 그리스 및 스페인 문제와 성장 촉진 정책 등에 대해 논의한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