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영국의 주요방송인 BBC와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전한 보도에 국내 경찰의 권위가 추락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미인대회에 참가한 한 영국인 여성이 "대회 관계자가 입상을 대가로 성상납을 요구했고 한국경찰에 성추행을 신고했지만 경찰관이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주장이 담긴 기사였다.

보도 당시 대한민국은 미인대회 관계자와 경찰에 대한 질타와 비난으로 시끌벅적했다.
한국 경찰에 무릎꿇은 영국 BBC 방송
11월엔 SBS '그것이 알고싶다-미녀들의 고백'편을 통해 미인대회의 부정의혹과 그녀들의 주장을 취재해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영국 언론이 정정보도를 하기도 했지만 오보로 인한 피해는 심각한데 비해 정정기사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대구지방경찰청 홍보실에 근무하는 허재영 씨는 경찰청 블로그를 통해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경찰에 오명을 안긴채 흘러가버린 사건을 조목조목 되짚어봤다.

미인대회 경비 문제 및 수상자 선정의 비리 의혹에 대해 관계자 및 참가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결과 항공권은 참가자들이 직접 구입하는 것으로, 국내 체류경비는 각 지방조직위에서 부담하는것으로 계약이 돼 있었다.

대회 진행상 미숙한 점은 일부 있었지만 금품수수 및 성접대 제의 사실은 없는것으로 드러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돈을 받고 사건을 무마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경찰관 거짓말탐지검사, 목격자조사, CCTV 분석 결과 대회 관계자의 신원확인차 명함을 받았을 뿐 사건무마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영국 언론사도 정정기사로 밝혔지만 국내에서는 크게 다뤄지지 않았다.

당시 관련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대한민국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한점 부끄러움없으며 한여성의 진술만으로 보도한 추측성 기사로 20년간 쌓아왔던 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과 명예가 한순간에 실추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허재영 씨는 "참자가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다룬 영국 언론의 보도를 국내 언론이 받아쓰기처럼 일제히 인용보도하면서 위 내용이 마치 사실인것처럼 알려져 대한민국 경찰의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보를 막기 위해 크로스체크와 반론청취 등 취재의 기본이 지켜져야 하며 외신보도를 인용해 의혹만 부풀리는 언론사들의 행태가 고쳐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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