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점이나 오피스빌딩 안의 푸드코트가 음식 테마파크로 변신하고 있다. 쇼핑객과 입주자들의 허기를 때우는 식사장소에서 벗어나 멀리서 찾아와 나들이하듯 음식을 즐기는 외식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 센트럴시티 푸드코트는 세계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푸드 엠파이어’(사진)란 브랜드로 이달 초 탈바꿈했다. 종합식품기업인 아워홈은 올초부터 4개월간의 대규모 리뉴얼 작업을 마치고 다양한 음식을 들여놨다. 일식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 수제버거 전문점 ‘버거헌터’, 일본식 철판요리 전문 ‘야끼스타’는 물론 석쇠구이, 피자, 파스타, 동남아 요리, 인도 요리, 유럽형 디저트 등 11가지 음식을 한 장소에서 맛볼 수 있다.

이석호 아워홈 외식마케팅팀장은 “푸드코트가 들어가는 곳의 입지 성격에 따라 맛과 정성, 휴식, 즐거움, 프리미엄 등 4가지 공간 컨셉트로 나눠 매장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체급식 사업으로 쌓은 식자재 유통의 노하우를 살려 대형 건물 내 외식공간 전체를 운영하는 외식서비스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워홈은 2008년 5월 경기도 분당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이번 센트럴시티까지 푸드 엠파이어 11호점을 냈다. 오는 8월 말에는 서울 여의도 IFC빌딩 안에 12호점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강남 센트럴시티와 마찬가지로 프레스티지 컨셉트를 지닌 13개의 세계 음식코너를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작년 7월 서울 쌍림동 사옥 1층과 지하 1층에 ‘푸드월드’를 조성했다. 빕스, 비비고, 제일제면소, 차이나팩토리 등 17개의 외식 브랜드가 자리잡은 복합 외식문화공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18일께 경북 포항시 양덕택지개발지구의 농협 하나로클럽 매장 2층 식당가를 빕스, 차이나팩토리, 로코커리 등 6개 브랜드를 갖춘 푸드월드로 꾸밀 계획이다. 이정훈 CJ푸드빌 복합화사업본부장(상무)은 “신선식품을 파는 하나로클럽과 외식서비스를 제공하는 푸드월드를 접목해 푸드마켓이란 개념으로 쇼핑객의 발길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CJ푸드빌은 올 상반기 중 광화문 중학빌딩에 푸드월드 3호점을 낼 예정이다.

이 상무는 “중학빌딩 푸드월드는 경복궁 삼청동 인사동으로 둘러싸인 입지를 감안해 한국의 전통을 살린 외식 매장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호점을 선보인 뒤 대형유통점과 건물 소유주로부터 100여개의 제안서를 받을 정도로 푸드월드의 반향이 컸다고 그는 귀띔했다.

이 밖에 마르셰를 운영하는 외식업체 아모제도 ‘푸드캐피털’이란 브랜드로 롯데백화점의 푸드코트 11곳을 통째로 운영하고 있다.

장영학 CJ푸드빌 이사는 “외식업체들이 푸드코트 운영 사업에 잇따라 뛰어드는 것은 미래 신수종사업이 필요한 데다 식자재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어 원가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