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사톤지역에 있는 세계 75대 레스토랑 ‘블루 엘리펀트’ 3층의 요리교실. 지난달 말 뉴질랜드에서 온 칼(44)·미라키(43) 부부가 셰프의 강의를 들으며 태국식 볶음밥을 만들고 있었다. 밥 볶는 것이 익숙지 않은 탓에 결국 미흡한 요리를 완성했지만 두 사람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방콕에는 블루 엘리펀트를 포함해 320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요리교실이 있다. 누로르 소마니 스테페 블루 엘리펀트 대표는 “문화와 음식을 알리는 데 요리교실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태국은 국가 차원에서 요리교실을 장려한다”며 “요리교실을 만드는 호텔과 레스토랑에는 지원금 등의 혜택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레스토랑의 명성과 교육 기간에 따라 클래스당 1200바트(4만4000원)에서 3000바트(11만원)까지 다양하다.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스테페 대표는 “수강생의 90% 이상이 외국인”이라며 “강의 외에도 각종 음식 전시나 기념품 판매를 통해 태국 요리를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 안에선 요리교실을 통해 요리를 홍보하고, 태국 밖에선 ‘타이 셀렉트’ 제도를 운영한다. 요리의 맛과 향, 인테리어, 서비스 등을 기준으로 해외의 우수 태국 레스토랑을 선별하고 인증서를 발급하는 제도로 2006년 시작됐다. 외국인에게 태국 음식에 대한 신뢰를 심어줘 세계화를 장려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에서는 ‘살라 타이’와 ‘타이오키드’ 등 5개 태국 레스토랑이 선정됐다.

블루 엘리펀트의 11개 해외 지점들도 모두 ‘타이 셀렉트’ 인증을 받았다. 이후 태국 정부에서 주최하는 각종 국제박람회에 초청받는 등 홍보의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

태국은 2001년부터 ‘글로벌 타이 레스토랑 프로젝트’라는 음식 세계화 방안을 시행했다. 최대 식자재 수출국이라는 강점을 활용해 태국 요리를 세계에 전파하고, 태국 레스토랑을 2만개까지 늘리는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태국 내 요리교실 전략이나 타이 셀렉트 제도도 이런 프로젝트를 통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