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가족과 美망명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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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속전속결 처리 방침
가택 연금 중 주중 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중국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의 신변 처리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이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변호사를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보내는 방안이 유력하다.
홍콩 언론들은 미국 내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 회장의 발언을 인용, 천 변호사가 조만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양국 간 전략경제대화 전에 사태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천 변호사 측은 중국에 남아 인권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 변호사는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 미국 대사관에 피신했다가 양국 합의로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물리학자 팡리즈(方勵之)의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홍콩 언론들은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천 변호사가 중국에 남아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국 미국 망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WP는 그가 망명할 경우 과거 비슷한 경험을 했던 다른 중국인 반체제 운동가들처럼 명성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가 미국으로 망명하면 중국에서 해오던 소외지역 법률 서비스나 낙태를 강요받는 여성들의 권리 보호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달리 민주주의가 아니라 기존 법률을 제대로 적용할 것을 요구해온 점도 해외 망명 후 활동과 관련해 부담이다. 그는 법원이나 공안, 당 관리들로부터 법이 외면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WP는 중국민주당 한 분파의 설립자로 1979~1981년 중국 민주화 운동 지도자였던 수웬리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국가전복 혐의로 16년간 복역한 뒤 2002년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이 허용됐다. 10년이 흐른 지금 그는 거의 영어를 하지 못하며 브라운대에서 10여명의 학생을 상대로 고급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미·중 양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관련 질문이 나오자 “언론 보도를 봤다”고 말한 뒤 답변을 피했다. 중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한편 일부 중국 반체제 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법위원회(공안·사법 총괄기구) 서기가 다시 한번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저우 서기는 살인 사건에 휘말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를 옹호해 실각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천 변호사가 가택 연금 중 탈출에 성공하자 공안 문제를 관할하는 정법위가 문책을 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홍콩 언론들은 미국 내 중국 인권단체 차이나에이드의 푸시추(傅希秋) 회장의 발언을 인용, 천 변호사가 조만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양국 간 전략경제대화 전에 사태를 마무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천 변호사 측은 중국에 남아 인권운동을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 변호사는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 미국 대사관에 피신했다가 양국 합의로 미국에 망명한 반체제 물리학자 팡리즈(方勵之)의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홍콩 언론들은 내다봤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천 변호사가 중국에 남아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결국 미국 망명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WP는 그가 망명할 경우 과거 비슷한 경험을 했던 다른 중국인 반체제 운동가들처럼 명성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변호사가 미국으로 망명하면 중국에서 해오던 소외지역 법률 서비스나 낙태를 강요받는 여성들의 권리 보호도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반체제 인사들과 달리 민주주의가 아니라 기존 법률을 제대로 적용할 것을 요구해온 점도 해외 망명 후 활동과 관련해 부담이다. 그는 법원이나 공안, 당 관리들로부터 법이 외면받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WP는 중국민주당 한 분파의 설립자로 1979~1981년 중국 민주화 운동 지도자였던 수웬리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국가전복 혐의로 16년간 복역한 뒤 2002년 미국으로 정치적 망명이 허용됐다. 10년이 흐른 지금 그는 거의 영어를 하지 못하며 브라운대에서 10여명의 학생을 상대로 고급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WP는 소개했다.
미·중 양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관련 질문이 나오자 “언론 보도를 봤다”고 말한 뒤 답변을 피했다. 중국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한편 일부 중국 반체제 언론들은 이번 사건으로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법위원회(공안·사법 총괄기구) 서기가 다시 한번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저우 서기는 살인 사건에 휘말린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를 옹호해 실각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천 변호사가 가택 연금 중 탈출에 성공하자 공안 문제를 관할하는 정법위가 문책을 당하게 됐다는 것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