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이 아니다. 신영증권이 30일 내놓은 CJ CGV에 대한 분석 보고서 제목이다. 최근 첫사랑에 대한 향수를 자극해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건축학 개론’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보고서는 ‘건축학 개론’을 비롯해 ‘어벤져스’ 등의 흥행에 힘입어 극장 체인을 보유한 CJ CGV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주식 거래가 한산해지자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보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창의적인 제목을 단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은하수처럼 빛나는 실적’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앞서 솔로몬투자증권은 ‘일단 시속 150㎞까지 밟아보고 그 다음엔 난 몰라’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일단 150만원대까지는 오르겠지만 그 이후에는 잠시 쉬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솔로몬투자증권은 1분기 ‘깜짝 실적’으로 최근 주가가 급반등한 LG전자 관련 보고서에는 ‘흑묘가 돈벌고 백묘는 몸풀고 있지만 이익은 이익’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투자자들의 주관심사인 휴대폰 부문의 회복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지만 TV 등 가전 부문의 선전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명언’을 빌려 강조했다.
실적 악화로 그동안 주가가 부진했던 종목에 대해서는 보다 직설적인 제목의 보고서도 나와 눈길을 끈다. 신영증권은 ‘STX팬오션 한번 사보시죠’라는 보고서를 투자자들에게 내밀었다. 현대증권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서울반도체에 대해 ‘기다린다’라는 간결한 제목의 보고서를 썼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