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 4D’(사진·감독 조스 웨던)가 개봉 첫 주말 객석점유율(13개 4D관 기준) 84.6%로 올해 선보인 4D 영화 중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4D 버전의 영화는 진동 의자, 바람 효과 등 다양한 특수 효과를 곁들인 것.

미국 마블사의 만화 주인공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 영화는 캐릭터들의 개성을 최대한 살린 액션영화다. 드라마가 약한 점을 유머와 이야기 강화로 보완했다. 우리 아이돌 그룹의 전략과 비슷하다. 멤버들의 특징을 각기 살려 팬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녹색 괴물’ 헐크는 악당을 붙들어 패대기를 친다. 한 번도 아니고 여러 차례다. 악당의 몸은 만화에서처럼 흐느적거린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의 웃음이 터진다. 말 한마디 않던 헐크가 악당에게 돌발적으로 속풀이를 했기 때문이다. 아이언맨의 스타크는 다른 영웅들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그는 초고층 빌딩에서 추락하면서 새 갑옷을 입는 액션 장면으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는 악당 로키(톰 히들스턴)가 에너지원 ‘큐브’로 지구를 파괴하기 시작하자 국제평화유지기구 실드의 닉 퓨리 국장(사무엘 L.잭슨)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슈퍼히어로들을 찾아나서면서 시작된다.

세계 최강 군수 업체를 이끄는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신으로 태어나 영웅이 된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노를 절제하지 못하고 녹색 괴물로 변해버리는 헐크(마크 버팔로), 2차대전 때 약골이었으나 바이오공학을 통해 근육질 영웅으로 재탄생한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섹시한 비밀 요원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 백발백중 활솜씨를 자랑하는 호크 아이(제러미 레너)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기대와 달리 싸움부터 벌인다. 개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초인영웅들이 일사분란하게 목표를 향해 움직였더라면 재미가 반감됐을 것이다. 이들의 개성만큼이나 액션도 다양하다. 블랙 위도우는 여성 특유의 섹시함과 민첩함으로 상대를 격퇴하고 때로는 섬세함으로 악당의 마음을 읽는다. 토르의 망치는 아무리 멀리 던져도 되돌아오는 부메랑이다. 토르의 이복동생인 로키는 잔머리를 굴려 번번이 다른 영웅들을 골탕먹인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한 영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