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변호사인 천광청(陳光誠·사진)이 정부의 가택연금을 피해 베이징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들어갔다. 왕리쥔(王立軍) 전 충징시 부시장의 미국 망명 시도로 미묘해진 미·중 관계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인권단체인 차이나에이드(ChinaAid)는 “천광청이 지인들의 도움으로 지난주 산둥성에 있는 자택을 몰래 빠져나와 20시간 걸려 베이징에 도착했다”며 “현재 미국 대사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천광청은 그러나 미국에 망명을 요청할 생각은 없으며 중국 정부에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그의 측근들이 전했다. 그는 최근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에서 “공안요원과 관리들이 자신과 가족들을 폭행했다”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이들에 대한 처벌과 가족의 안전 보장을 요구했다. 어렸을 때 열병으로 시력을 잃고도 독학으로 변호사가 된 천광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권운동가다. 그는 산둥성 정부가 1가구 1자녀 정책을 지키기 위해 7000명의 임신부를 불법 낙태시킨 사실을 폭로해 4년간 복역했다. 2010년 석방 후에는 줄곧 가택연금을 당했다.

중국과 미국은 내달 3, 4일 베이징에서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연다. 회의에는 중국에서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 미국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