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세는 전(電)·차(車) 군단의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중국 관련업종인 화학 및 철강업종 등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2분기 접어들어서는 특히 부익부 빈익빈이 심한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전차군단을 제외하면 뚜렷이 상승하는 종목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부분이 있다. 시장이 지금은 지지부진하지만, 언제든 상승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시장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참고 인내하면서 상승국면으로 전환됐을 때를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주식투자는 시장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내는 주식들에는 나름대로 상승의 이유가 있다. 바로 실적이 좋다는 점이다.

먼저 삼성전자를 보자. 삼성전자는 1분기에 사상 최대인 5조8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이 2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만약 24조~25조원의 영업이익을 낸다면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 실적이 된다. 이 같은 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4년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2조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2005~2008년까지 영업이익이 8조~10조원을 유지했다.

주가 역시 70만원 전후를 횡보하면서 3년을 보냈다. 당시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인 2100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를 보유한 투자자는 하늘만 쳐다봤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정체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3만원에서 55만원까지 3년에 걸쳐 급등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

현대중공업의 2005년 영업이익은 900억원대였다. 하지만 2007년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대로 업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기업실적이 급증했다. 실적개선이 주가급등을 견인한 셈이다.

앞으로도 이 무렵과 비슷한 현상이 재현될 것으로 본다. 정보기술(IT) 업황 호조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개선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2007년 상승기에 현대차의 주가는 삼성전자처럼 정체 상태였다. 실적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8조7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출발이 좋다.

올해 영업이익은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다소 위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추가적인 점유율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수급, 매크로 변수 등 주가를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실적이다. 어려운 시기에는 실적에 기반한 단순한 투자가 최고의 투자방식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권정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