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달린 CCTV 나온다
비명소리, 폭발음 등으로 사고지점을 찾아내 촬영하는 폐쇄회로TV(CCTV·사진) 기술이 개발됐다. 늘어나고 있는 강력범죄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최종석 바이오닉스연구단 박사팀이 소리로 사고 위치를 파악해 촬영하는 음원방향 감지 보안 카메라를 개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해 촬영하는 보안카메라가 나온 적은 있지만 사고 소리로 방향을 감지해 자동 촬영하는 상용 기술이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로봇 등에 사용되는 음원 방향 감지 기술을 CCTV에 접목했다. 일반 소리보다 더 큰 소음이 발생하면 주변 물체에 반사된 반향음을 분석해 카메라의 촬영 방향을 바꾸는 방식이다. 카메라에는 4대의 고성능 마이크를 장착, 소리가 발생한 곳을 찾아 CCTV의 촬영 수평각과 고도각을 바꿀 수 있게 고안했다. 비명소리, 유리창 깨지는 소리, 폭발음, 문 닫히는 소리 등 보안과 관련된 8가지 소리에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소음을 듣고 반응하는 카메라 방향 전환 속도는 0.5~0.6초대로 사고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내 환경에서 99%의 촬영 성공률을 거둬 바로 상용화할 수 있게 개발을 마쳤으며 KIST에 관련 장비를 설치, 실외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최종석 박사는 “실외에서는 비, 바람, 자동차 경적 등 예상치 못한 소음이 많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성폭행, 학교폭력 등 최근 급증하는 강력범죄를 줄이는 데 의미있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