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인기를 끌다가 지난 2010년 책으로도 출간된 베스트 소설‘재벌의 딸’은 사생아나 다름없었던 주인공이 하루 아침에 재벌의 상속녀가 된 어느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의 줄거리를 보면 재혼 가정에서 엄마, 양아버지, 의붓동생과 함께 단란하게 살아가던 주인공 김사영은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가 재벌 2세였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다. 가진 거라곤 ‘근거 없는 자신감 하나뿐’이었던 평범한 여자가 재벌가로 입성해 2천억원이 넘는 유산을 받게 되면서 겪게 되는 갖가지 사건들을 묘사했다. 사촌동생 서민하와의 금지된 사랑!, 차가운 도시 남자 김도현과의 정략결혼! 등 흔히 볼 수 있는 막장 스토리로 갈등을 묘사하다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진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평범하다 못해 쪼들리는 일상사를 살다보면 이런 상상을 할 때가 있다. “혹시 내가 재벌가의 숨겨진 자식은 아닐까?”, “혹시 돈 많은 부모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닐까?” 등등 헛된 꿈을 꾸기도 하지만 돌아오는 건 언제나 냉정한 현실 뿐이다. 지난해 내노라 하는 재벌가의 딸들이 공항 면세점과 베이커리 시장, 그리고 광고·의류 시장 등에서 앞다퉈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기사가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재벌가의 딸 뿐만이 아니라 자동차에 취미가 있는 재벌가 아들은 외제차를 수입하고, 옷과 와인·위스키를 수입하는가 하면 독일제 물티슈까지 판매하려는 재벌가 사위도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의 여론이 극도로 악화됐다. 재벌의 아들, 딸, 사위라는 이유만으로 능력도 없으면서 젊은 나이에 임원이 되고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도 모자라 소상공인이 할 만한 사업까지 문어발식으로 진출해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는 점이 사회 이슈로 부각되면서 일부에서는 사업을 접기도 했다. 재벌가 딸들의 사업확장에 따른 구설수와는 다르지만 얼마전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 겸 진에어 광고마케팅 전무가 여행용품판매 회사 김도균 트래블메이트의 대표와 트위터로 논쟁을 벌인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진에어와 업무 제휴를 맺은 김 대표의 트윗이 발단이 됐다. 김 대표는 지난달 20일 여행 항공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 트위터 계정에 “진에어는 한진그룹의 뒷글자 진에서 이름을 따온 것 같다. 진에어 승무원의 상의 유니폼이 조금 짧은 것 같아 민망하다. 승무원이 고객들의 짐을 올려줄 때 보면 배꼽이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너무 여 승무원들을 외모 위주로 뽑는 것 아닌가”라는 내용의 트윗을 남겼다. 이를 확인한 조 상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진에어 작명에 대한 제멋대로 상상. 진에어 이름 관련된 트윗을 지워달라.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기본적인 에티켓이 있다”며 “김 대표님 회사의 트위터 내용은 명의회손(=명예훼손) 감”이라고 답했다. 이후 김 대표는 관련 트위터 글을 삭제하며 “저희 같은 작은 회사는 트윗 전담직원이 없다 보니 요청한 내용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지만 조 상무는 아직 덜 삭제된 트윗에 대해 언급하며 “아직 다 안 지우셨네요. 특히 관계가 있는 대한항공 글인데”라는 트윗과 함께 “공식 사과를 안하는 걸로 이해해야 하나요?”라는 트윗을 남겼다. 이번 트위터에서 쟁점이 됐던 진에어 이름과 승무원의 유니폼 문제는 진에어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누가 잘못했는지 명백히 드러난다. 지난 2008년 초 대한항공이 ‘프리미엄 실용 항공사’를 지향하며 100% 출자한 저가항공사의 처음 이름은 ‘에어코리아’였다. 그러나 그 해 6월 15일 명동에서 열린 CI 선포식에서는 진실을 의미하는 한자 ‘진(眞)’과 진바지의 진(Jean)을 복합적으로 의미하는 ‘진에어(Jin Air)’로 바뀌었다. 한진(韓進)그룹의 뒷글자인 진(進)이 아니건 분명하다. 특히 진에어 객실승무원들의 파격적이고 캐쥬얼한 유니폼은 파격적이었다. 당시 진에어 측은 진(Jean) 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승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즐겁고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런 유니폼의 상의가 문제가 된 것이다. 트래블메이트의 김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주 밀접한 여행용품사업을 하고 있는 경영자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올 지도 모르고 어리석게도 과감한 지적(?)을 한 것이다. 트래블메이트는 배낭여행, 워킹 할리데이, 어학연수 등 다양한 여행경험을 가진 젊은 여행 매니아들이 모여 각종 여행형태에 맞는 여행용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여행용품 전문회사다. 또한, 대한항공, CJ몰, 롯데닷컴, Hmall, 인터파크, 여행신문, 인터넷 한겨레 등 국내 유수의 쇼핑몰 및 미디어와 제휴하고 있으며, 200여개의 여행사와도 업무 제휴를 맺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트위터에서 문제점을 제기한 것은 어쩌면 다른 의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말 여행을 사랑하는 매니아로서 순순한 마음에 고언(苦言)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큰 문제는 이런 지적에 대해 에티켓(?) 운운하며 예민하게 대응한 재벌가 막내딸의 편협한 사고 방식에 있다. 어쩌면 너무 적극적인게 흠일 수도 있다. 조 상무는 조양호 회장의 막내딸로 대한항공에서는 통합커뮤니케이션실 팀장을, 대한항공의 저가 항공사인 진에어에서는 마케팅 부서장을 겸하고 있다. 그녀는 지난 2010년 직접 대한항공 TV광고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이 광고는 번지점프를 하는 내용이어서 말 그대로 몸을 던진 것이다. 뉴질랜드의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번지점프대에 오른 조 상무는 수십미터 아래로 번지점프를 했다. 광고기획과 마케팅 업무 등을 맡고 있는 조 상무는 뉴질랜드에서 진행된 TV광고 촬영에 동행했다가 직접 모델까지 하게됐다. 당초 현지 모델을 기용하기로 했지만, 이왕이면 한국인이 하는 게 좋겠다는 현장 스태프들의 의견이 나와 조 상무가 번지점프대에 올랐다. 촬영 장소는 수십 미터 이상 되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보통의 남자들도 쉽게 엄두를 내기 힘든 곳이었다. 하지만 조 상무는 광고 카피처럼 용기를 내서 기꺼이 촬영에 응했고 대한항공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당시 대한항공의 TV광고 카피는 "숨이 멎을듯한 짜릿함을 느끼셨습니까? 당신에게 용기를 선물합니다. 대한항공이 뉴질랜드로부터..."였다. 그러나 이번 트위터와 관련된 대응은 용기가 아니라 만용이었다.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번지점프대 위에서 발목에 줄을 묶지 않은 채 뛰어내려야 하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다. 쓸데없는 구설수에 오르내리지 않으려면 사소한 것에 대한 치기 어린 맞대응보다는 정말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2년 전 뉴질랜드에서 번지점프대 위에 섰던 조현민 팀장이 그립다. 인터넷뉴스팀 한국경제TV 핫뉴스 ㆍ사람 손에 자라는 새끼 보노보 공개 생생영상 ㆍ`긍정의 힘` 조엘 오스틴 목사 "몰몬교도 기독교 형제" ㆍ`개구리 왕자?` 사람같은 개구리 영상 눈길 ㆍ박시은 진태현 열애 인정, “만난 지 1년째” ㆍ2NE1의 공민지, 부쩍 예뻐진 미모의 비결은?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