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위기 2년…끝나지 않는 악몽] 정치리스크에 유럽 금융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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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급락·국채금리 폭등·유로화 가치 석 달 만에 최저
프랑스 대선 좌파 당선 유력…'긴축실패' 네덜란드 총리 사임
프랑스 대선 좌파 당선 유력…'긴축실패' 네덜란드 총리 사임
독일 일간 디벨트는 23일 “지난 주말 네덜란드 정치권의 긴축예산안 합의가 실패한 데 이어 프랑스에서 좌파 사회당 정권 출현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닥스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장중 3.54% 하락했다. 프랑스 CAC지수도 2.93% 빠졌다. 스페인, 이탈리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불안심리는 국채시장으로도 번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주요국 국채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네덜란드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전 거래일 대비 0.08%포인트 오른 연 2.395%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독일국채와 스프레드는 0.73%포인트로 2009년 4월 이래 최대치로 벌어졌다. 프랑스 국채도 0.04%포인트 오른 연 3.11% 금리에 거래됐다.
지난 주말 잠시 소강기미를 보였던 재정위기국 국채금리도 다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위험수위라는 연 6.0%를 또다시 넘었다. 장중 전일 대비 0.123%포인트 금리가 상승하며 우려를 키웠다.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면서 스페인 재무부는 24일 실시할 3개월물과 6개월물 국채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의 3분의 1 수준인 20억유로 규모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0.06%포인트 오른 연 5.74%를 기록했다.
디벨트는 “유럽 정치권 불안이 금융시장을 학살했다”며 “유로존에 또다시 비관적인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닉 슈타멘코비치 RIA캐피털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네덜란드 정치권이 당장 긴축안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네덜란드 국채에 대한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 페테르스 방크하우스클로제브로터스 애널리스트도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대선후보가 프랑스 대선 2차 투표에서도 승리한다면 유로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금융시장 불안에는 유럽연합통계청(유로스태트)이 지난해 유로존 17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이 유로화 도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유로존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87.2%로 전년(85.3%)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한편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를 재점화한 네덜란드에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사임했다. 긴축안 합의 실패의 후폭풍으로 네덜란드 연립정권이 해체되고 조기총선이 실시되게 됐다. 앞서 뤼터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과 기독민주당 연립정권은 극우파 자유당과 연간 140억~160억유로(21조~24조원)의 예산을 삭감하는 안을 협의해 왔으나 결국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동욱/남윤선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