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럽위기의 전염, 네덜란드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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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정부가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지 만 2년이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는 진행형이다. 한때 소강 상태로 접어드는가 했더니 최근에는 위기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그리스는 여전히 위기 불씨를 안고 있고, 스페인은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연 6%를 넘나들며 제2의 불안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는 추가 신용등급 강등설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AAA 신용등급을 자랑하던 네덜란드까지 위기에 휩싸일 조짐이다. 유로존 위기가 다시 확산된다면 세계경제 먹구름도 그만큼 짙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유럽위기가 네덜란드로 번지는 국면이 심상치 않다. 피치는 네덜란드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이미 경고한 상태다. 그럼에도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자유민주당 등 3개 정당은 예산긴축 합의에 실패했다. 독일 경제주간지 비르츠샤프츠보헤는 “네덜란드가 위험에 처했다”고 전했다. 네덜란드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게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5%에 달했다. 여기에 부동산 침체로 인한 가계부채가 새로운 위기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계부채 비율이 프랑스의 3배, 독일의 2배로 남유럽 수준이다. 튤립 한송이가 집 한 채 값에 육박하면서 세계 최초의 투기로 기록된 튤립 버블로 유명한 바로 그 네덜란드다. 이번 경고도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유럽 대륙 첫 근대국가라고도 부르는 네덜란드는 그동안 물류중심이자 중계무역을 이끄는 강소국으로 이름을 날려왔다. 그런 네덜란드마저 위기에 내몰리면 유럽 전역이 공포감에 휩싸이게 된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 성장률을 3.5%로 소폭 상향 조정하면서도 가장 우려되는 요인으로 유럽을 꼽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저리 대출 프로그램으로 시간은 벌었다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것이다. 특히 재정협약이 흐지부지될 경우 유로존은 더 깊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게 IMF의 경고다. 프랑스 올랑드가 집권할 경우 파국의 시간표는 더 짧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유로존은 그야말로 최후의 선택에 직면한다. 그것은 유로존의 해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