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최근 잇달아 새로운 외화예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유학·연수·출장·비즈니스 등으로 외화를 쓸 일이 많은 개인·기업들에 금리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할 뿐 아니라 회전식 예금이나 다중통화예금 등 새로운 형태의 상품까지 내놓고 있다.

은행들이 갑자기 외화예금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외화자금 조달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 가능성이 높아졌던 작년 한 해 동안 은행들은 해외에서 돈을 주고 달러자금 등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애썼다. 이 과정에서 국내 개인·기업들이 갖고 있는 외화자금을 먼저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외화예금이 늘어나면 해외 외화자금 조달액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환銀, 스마트폰 전용 예금 선보여

외환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송금·환전거래가 있을 경우 우대이율을 추가로 제공하는 ‘스마트팝콘 외화적립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으로 신규가입시 스마트폰 전용계좌 우대이율 0.1%포인트가 자동 적용된다. 가입기간 중 본인 명의로 송금·환전 등 외환거래가 발생하면 우대이율 혜택(최고 0.2%포인트)을 받을 수 있다.

개인만 가입할 수 있으며 예치 가능한 통화는 달러화(USD) 유로화(EUR) 엔화(JPY) 파운드화(GBP) 등 10가지다.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고 자유로이 불입하는 자유적립형 상품으로 가입금액, 적립횟수에 제한이 없다. 3개월 이상 12개월 이하 기간 중 월 단위로 가입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외화적립예금 상품의 금리는 통화·가입시기·가입기간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은행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우리銀, 위안화 예금금리 경쟁력 ‘굿’

우리은행은 회전식 복리 외화정기예금인 ‘해외로 외화적립예금’을 선보이고 있다. 1년 이상 10년 이하 기간 중 6개월 단위로 예금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최초 신규 입금액은 10달러 이상이며, 자유적립식 상품이다. 입금일부터 회전기일(6개월) 전일까지는 우리은행 홈페이지에 고시된 금리를 일 단위로 계산해 적용하고, 6개월부터는 해당 날짜에 고시된 6개월 만기 외화정기예금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달러로 적립할 경우 지난 20일 기준 6개월 예금금리는 연 1.1933%다.

6개월만 넘어가면 중도 해지하더라도 6개월 단위 이자가 보전되기 때문에 자녀 유학자금 등의 용도로 외화를 적립할 때 추천할 만하다. 1주일 혹은 1개월 단위로 자동이체를 설정해 주기적으로 적립할 수 있다. 우대환율 적용 및 송금수수료 감면 혜택도 준다.

우리은행은 또 위안화 회전식 정기예금도 선보이고 있다. 5000달러 이상 가입해야 하며 금리 회전주기는 1개월, 2개월, 3개월 중 선택할 수 있다. 한번 선택하면 주기 변경은 불가능하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개인·법인 모두 가입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HIBOR(홍콩 은행간금리)를 기준금리로 적용하는 다른 은행과 달리 SHIBOR(상하이 은행간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다른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일 기준 SHIBOR 금리(3개월)는 연 4.7658%, HIBOR 금리는 연 3.0%다. 또 6개월 이상 예치시 0.1%포인트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국민銀, 계단식 금리 상승 ‘독특’

국민은행의 ‘KB국민UP외화정기예금’은 매월 이율이 계단식으로 올라가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된 1년제 정기예금이다. 달러화 엔화 유로화 세 가지 통화로 가입할 수 있다.

예컨대 달러화 예금을 할 경우 첫달 금리는 연 0.65%지만 12번째 달 금리는 연 2.46%가 적용된다. 같은 방식으로 엔화 금리는 연 0.53~1.92%, 유로화는 연 1.04~3.10%를 적용한다. 다만 실제 금리는 가입시점에 영업점에 고시된 금리로 결정된다.

가입대상에 제한이 없다. 최저 가입금액은 1000달러다. 예금기간 중간에 분할 인출을 허용해 거래 편의성을 높였다. 중도해지하더라도 월 단위로 약정금리를 받을 수 있다. 언제 외화를 꺼내 쓰게 될지를 확정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신한銀, 다중통화 외화예금 ‘편리’

신한은행은 다양한 통화를 한 계좌에서 관리할 수 있는 예금상품을 내놓았다. ‘외화체인지업 예금’은 21개 통화를 자유롭게 입·출금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일정 환율에 이르면 정해놓은 금액만큼 통화를 사거나 파는 자동매매기능으로 외화의 환율 변동성에 따른 위험을 피할 수 있고 환율 재테크를 하기에도 편리하다.

10가지 통화를 한꺼번에 보유할 수 있는 ‘멀티플 외화정기예금’은 무역금융 수요가 많은 기업들이 이용하기에 좋다. 입금 건별로 만기일을 자유롭게 지정해 하나의 계좌에 여러 건의 정기 예금을 넣을 수 있다. 최대 가입 건수는 999건이다. 1개월 이상, 5년 이하 기간 중에서 1일 단위로 가입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달러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