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도, 표현 못해도…나는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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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성애 담은 영화 줄줄이 개봉
인도영화 '하늘이 보내준 딸' '아버지를 위한 노래' 등 뭉클
인도영화 '하늘이 보내준 딸' '아버지를 위한 노래' 등 뭉클
낯선 곳에 버려진 지적 장애인은 자신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 ‘크리쉬나’와 ‘닐라’란 말을 반복한다. 사연을 알고 보니 크리쉬나는 그의 이름이고 닐라는 딸 이름이다. 죽은 아내의 가족들이 크리쉬나로부터 딸을 강제로 데려갔고 이제는 딸의 양육권마저 빼앗으려 한다. 신출내기 여성 변호사는 크리쉬나에게 닐라를 찾아주기 위해 법정 투쟁에 돌입한다. 양측은 이기기 위해 온갖 전략을 동원한다. 크리쉬나와 닐라는 과연 함께 살 수 있을까.
지난 19일 개봉한 인도 영화 ‘하늘이 보내준 딸’의 줄거리다. 총명한 딸과 모자라는 아버지 얘기를 다룬 인도판 ‘아이엠 샘’이다. 딸을 향한 크리쉬나의 순수한 마음과 맹목적인 헌신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준다. 바보 아버지는 어린 딸과 소통하는 능력면에서는 정상적인 아버지보다 앞선다. 그는 우리들이 잃어버린 순수를 대변함으로써 감동을 전한다.
자칫 단조로울 법한 이야기에 추리극 형식을 담아 흥미를 더해준다. ‘엄마’와 ‘아빠’의 인도어가 우리 말과 똑같은 대목에서는 친근감이 더해진다. 인도 국민배우 치얀 비크람과 연기신동 사라 아준이 주연했고 비자이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인도에서 6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부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하늘이 보내준 딸’ 외에 ‘이민자’와 ‘아버지를 위한 노래’도 눈길을 끈다. 이들 영화는 아버지의 사랑과 사회적 부조리를 극복하는 가족의 힘을 보여준다. 모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자식과 엄마의 애정에 집중한 반면 이들 영화에서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두운 현실을 곁들이는 게 이채롭다.
상영 중인 ‘이민자’는 네오리얼리즘의 걸작 ‘자전거 도둑’을 현대의 미국 배경으로 옮긴 작품이다. 멕시코로부터 미국에 온 불법 이민자가 트럭을 도난당한 뒤 아들과 함께 찾아나선다. 아들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는 아버지의 꿈과 희망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갈등의 골이 깊던 아버지와 아들은 우연히 멕시코 전통행사를 관람하고, 과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도입부에서 “돈도 없으면서 왜 나를 낳은 거야?”라는 아들의 비난에 아버지가 “내가 살아가기 위해 너를 낳았어”라고 답변하는 대목이 감동적이다.
이민자를 방치하는 미국의 현실도 고발한다. 아버지는 사회적인 홀대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아버지 카를로스를 열연한 데미안 비쉬어는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과 함께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다. ‘뉴문’과 ‘황금나침반’ ‘어바웃 어 보이’ 등의 크리스 웨이츠 감독이 연출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아버지의 진심과 사랑을 30년 만에 깨닫는 자식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겨 30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록스타가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는 이 여정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한다. 아버지는 2차대전 때 유대인 수용소에서 자신을 학대했던 나치 전범을 평생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숀펜이 록스타로 파격 변신했다. 잔뜩 부풀린 헤어스타일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사뿐사뿐 걷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에큐메니컬상을 받았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과 데이비드 번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지난 19일 개봉한 인도 영화 ‘하늘이 보내준 딸’의 줄거리다. 총명한 딸과 모자라는 아버지 얘기를 다룬 인도판 ‘아이엠 샘’이다. 딸을 향한 크리쉬나의 순수한 마음과 맹목적인 헌신을 통해 가족의 의미와 아버지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준다. 바보 아버지는 어린 딸과 소통하는 능력면에서는 정상적인 아버지보다 앞선다. 그는 우리들이 잃어버린 순수를 대변함으로써 감동을 전한다.
자칫 단조로울 법한 이야기에 추리극 형식을 담아 흥미를 더해준다. ‘엄마’와 ‘아빠’의 인도어가 우리 말과 똑같은 대목에서는 친근감이 더해진다. 인도 국민배우 치얀 비크람과 연기신동 사라 아준이 주연했고 비자이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인도에서 6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부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하늘이 보내준 딸’ 외에 ‘이민자’와 ‘아버지를 위한 노래’도 눈길을 끈다. 이들 영화는 아버지의 사랑과 사회적 부조리를 극복하는 가족의 힘을 보여준다. 모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자식과 엄마의 애정에 집중한 반면 이들 영화에서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두운 현실을 곁들이는 게 이채롭다.
상영 중인 ‘이민자’는 네오리얼리즘의 걸작 ‘자전거 도둑’을 현대의 미국 배경으로 옮긴 작품이다. 멕시코로부터 미국에 온 불법 이민자가 트럭을 도난당한 뒤 아들과 함께 찾아나선다. 아들은 자신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바라는 아버지의 꿈과 희망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갈등의 골이 깊던 아버지와 아들은 우연히 멕시코 전통행사를 관람하고, 과거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도입부에서 “돈도 없으면서 왜 나를 낳은 거야?”라는 아들의 비난에 아버지가 “내가 살아가기 위해 너를 낳았어”라고 답변하는 대목이 감동적이다.
이민자를 방치하는 미국의 현실도 고발한다. 아버지는 사회적인 홀대로 직업을 갖지 못하고, 아들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아버지 카를로스를 열연한 데미안 비쉬어는 조지 클루니, 브래드 피트 등과 함께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배우다. ‘뉴문’과 ‘황금나침반’ ‘어바웃 어 보이’ 등의 크리스 웨이츠 감독이 연출했다.
다음달 3일 개봉하는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아버지의 진심과 사랑을 30년 만에 깨닫는 자식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겨 30년간 연락을 끊고 살았던 록스타가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는 이 여정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성장한다. 아버지는 2차대전 때 유대인 수용소에서 자신을 학대했던 나치 전범을 평생 찾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숀펜이 록스타로 파격 변신했다. 잔뜩 부풀린 헤어스타일에 빨간 립스틱을 바른 채 사뿐사뿐 걷는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했다.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고 에큐메니컬상을 받았다.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과 데이비드 번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