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사건에 따른 중국 내부의 정치 불안으로 오는 10월 예정된 18차 당대회를 연말이나 내년 초로 연기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차기지도부 구성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18차 당대회에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최고 지도자로 하는 5세대 최고 지도부로의 권력교체가 예정돼 있다.

BBC는 17일 홍콩의 인터넷신문인 명경(明鏡)을 인용,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최근 이틀에 걸친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어 18차 당대회를 연기하고 보시라이 사건에 연루된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밀리에 조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권력서열 9위로 공안·사법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력을 쥔 저우 상무위원은 보시라이를 적극 지원해왔다. 저우 상무위원은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방'을 대표하는 인물로 실제 조사가 이뤄진다면 상하이방 세력에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중국권력은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과 장쩌민 전 주석의 상하이방, 공산당 원로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의 3세력으로 나뉘어져 있다.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는 태자당 소속이다. 시진핑 부주석은 시중쉰 전 부총리의 아들로 태자당의 대표적 인물이다.

현 4세대 지도부 가운데 공청단 계열은 후진타오 주석과 리커창 부총리 둘 밖에 없지만 5세대 유력 후보에는 상당히 포진돼 차기지도부 구성을 놓고 공청단과 상하이방, 태자방간 보이지 않는 치열한 다툼이 전개돼왔다.

차기 국가주석으로 확정된 시진핑 부주석은 당초 주석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지만 후진타오 주석을 견제하는 상하이방과 태자당의 협력하에 차기 지도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보시라이 사건으로 상하이방·태자당 연합 세력이 큰 타격을 입으면서 향후 중국 지도부 권력의 행방이 혼란해질 전망이다.

'보시라이 사건'은 올 2월6일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이 청두(靑都)주재 미국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왕리쥔 망명 신청 이후 당중앙 조직부는 보시라이를 경질했고,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영국인 사업가 살해사건이 알려지면서 영국정부와의 마찰로 이어졌다. 아들인 보과과(薄瓜瓜)의 방탕한 유학생활까지 더해지며 보시라이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소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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