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기농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원경선 풀무원농장 원장(사진 오른쪽)이 17일 백수(白壽)를 맞았다. 이날 오후 5시부터 3시간 동안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백수연(白壽宴)에서 원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오늘 이렇게 많이 와주시고 도와주셔서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백수는 백(百)에서 일(一)을 뺀 흰 백(白)자를 써서 100세보다 한 살이 적은 99세 생일을 말한다.

1914년 평안남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원 원장은 1955년 경기도 부천에 땅 3만3000㎡(1만평)를 개간해 풀무원농장을 운영했다. 1976년 경기도 양주로 농장을 옮긴 후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의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을 시작하면서 한국 최초의 유기농 단체 ‘정농회’를 설립했다.

1989년 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하고 빈곤 타파 운동을 벌이며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실천했다. 그는 유기농을 통해 환경보호와 보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2년 녹색인상, 1995년 유엔글로벌500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8년 인촌상을 수상했다. 원 원장은 그동안 충북 괴산 풀무원농장에서 생활했으나 2년 전부터 넷째 딸 원혜덕 씨(왼쪽)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중리농장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풀무원홀딩스 남승우 총괄사장은 축사에서 “원장님의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은 풀무원의 바른 먹거리 및 바른 마음 경영을 통해 면면히 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19대 총선에서 부천시 오정구에서 당선된 원혜영 의원(원 원장의 장남)은 “어렸을 적부터 바르게 살라는 말씀을 듣고 민주화에 열정을 바치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원 의원 등 2남5녀와 자손, 친지, 박원순 서울시장, 원 의원의 친구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