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가 2000선에서 조정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직접주식, 주식형 펀드 등 방향성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절대수익형 상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금리+α를 추구하는 이런 절대수익형 상품에 대한 관심 확대는 단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대한 변동성 확대 우려에 대한 대응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 자산관리의 패러다임 변화와 연관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증시 변동성 확대

첫째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전통적인 부의 획득 수단이었던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들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및 불패신화에 대한 의구심은 가계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다른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계기가됐다. 두 번째 패러다임 변화는 시중 예금금리의 하락이다.

부동산과 함께 가계 자산 운용의 큰 축이었던 은행예금이 과거와 비교해 볼 때 매력적인 금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보다 고금리의 매력적인 운용 수단을 찾게 만들고 있다. 셋째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증시는 급등락이 반복되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식 투자를 하면서 위험 관리가 어려워졌다는 점이고 이로 인해 안정성을 높이고 기대수익률은 낮춘 투자상품을 포함하는 자산관리에 대한 투자자 니즈가 확대됐다고 할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절대수익형 상품의 종류는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채권을 활용하는 절대수익형 상품은 저금리 기조를 보이는 국내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해외 채권 투자를 통해 시장금리+α를 추구하는 상품들이다.

일본 와타나베부인은 해외 고금리와 환차익을 추구하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추구하는 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를 일컫는 말인데, 국내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보다 높은 해외 금리와 환차익을 추구하는 한국형 와타나베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노출을 헤지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구조화 상품들도 절대수익형 상품의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주목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가장 대표적 것은 ‘헤지펀드’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형 헤지펀드 등 다양한 금융공학을 활용한 펀드들이 출시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특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목표수익률에서 코스피지수와 같은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펀드와 달리 절대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중위험-중수익’을 지향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를 위해 헤지펀드는 금전 및 유가증권, 파생상품 등 차입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식, 채권, 통화, 원자재, 파생상품 등 광범위한 시장 포지션을 보유하고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한다. 상시 가입할 수 있는 일반 펀드와 달리 미리 정해진 월별 또는 분기별 일정에 따라서만 가입이 가능하고 보통 1~2%의 운용보수와 10~20%의 성과보수를 받는 것도 특징이다.

헤지펀드의 최대 장점은 전통형 상품 즉, 주식 채권형 부동산 등 타 자산군과의 연동성이 가장 낮고, 구성이 잘된 포트폴리오는 변동성 또한 낮아서 고객의 자산 분배에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들이 국내외 연기금 등 대형 자금 운용기관에서 헤지펀드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얼마 전부터 판매를 시작한 한국형 헤지펀드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최소 투자금액 5억원 이상으로 제한되어 있고 자산운용사 수탁액도 10조원 이상으로 제한돼 있다. 출시 두 달이 지난 현재 인가를 받은 자산 운용사 13곳 가운데 11곳이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며, 규모는 5400억원 수준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주로 주식과 관련된 이벤트를 통해 절대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자금을 유치한 삼성자산운용 상품의 경우 롱쇼트를 활용한 주식헤지(Equity Hedge) 전략과 특별 상황(Special Situations) 전략을 통해 연간 10% 수준의 절대수익 추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별상황’ 전략은 M&A, 지배구조 변화, 사업부 분할, 자사주 매입, 유상증자, 공개매수 등 기업의 가치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벤트에서 투자 기회를 포착하거나 공모주 수요예측 및 시장가격 대비 할인된 가격에 매수하는 블록 매매 등에 참여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이와는 다르게 펀드 재산의 90% 수준을 국공채 위주의 채권에 투자해 무위험 수익을 추구하고, 이 채권과 유동성을 담보로 하여 주식을 대차 및 매도, 이 매도한 금액을 이용하여 다시 상대 주식을 매수하는 롱쇼트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도 있다. 국공채 투자를 통한 무위험 수익에 롱쇼트 전략을 통한 알파α 수익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시스템 및 매니저 역량 검증 필요

한편 지난 연말부터 대거 활동에 들어간 한국형 헤지펀드들의 운용전략을 본뜬 ‘절대수익형’ 펀드들도 출시되고 있다. 이들 펀드가 실제 기대한 만큼 안정적 성과를 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헤지펀드는 운용역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만큼 도입 초기 단계에 있는 시스템과 매니저 역량 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전통적인 가계자산 운용의 축이 변화된 만큼 투자자들은 자산 운용에 있어서 여러 대안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의 선진화는 이런 다양한 투자자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진화하면서 많은 절대수익형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만 투자목적, 기대수익률 및 위험 성향에 맞는 상품의 선택은 여전히 투자자 몫으로 남아 있다.

김태훈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 taehoon007.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