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다양한 구조의 금융투자상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코스피200 등 지수를 좇아 수익률이 결정되는 일반적인 ETF의 경우 안정성은 높지만, 상승장에서 주식형 펀드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ETF 관련 금융투자상품들은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특정 업종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적정 비율로 나눠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집중적으로 선보인 지수하락 시 투자 비중을 늘려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추구하는 ETF상품들은 최근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올려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수익률+알파’ 추구하는 ETF랩

대신증권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지수 및 업종ETF에 분산투자해 시장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대신 ETF랩’을 최근 선보였다. 대신 ETF랩은 시장 상황에 맞춰 지수ETF와 업종ETF에 대한 투자비율을 조정한다. 이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거치형이 1000만원이고 적립형은 20만원이다. 가입기간은 1년 이상이며, 수수료는 가입금액에 따라 연 0.5~1.0%가 적용된다. 금액제한 없이 추가 입금할 수 있고 최소 가입금액 초과분에 대해 부분적으로 출금도 가능하다.

한국투자증권도 ‘아임유 ETF 적립식 랩’을 내놨다. 대표지수 ETF에 절반 이상 투자해 안정적으로 시장수익을 따라가면서 저평가된 업종ETF를 발굴, 추가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적립형 상품은 매달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업종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조절하기 때문에 적립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증권사의 설명이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최근 다양한 ETF들이 나오면서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평균 매입단가 낮추는 상품

우리투자증권은 지수가 낮아졌을 때 지수형 ETF에 더 많이 투자하는 ‘우리 스마트 인베스터 분할매수’ 펀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내릴 때 더 많은 금액으로 ETF를 매수하고 오를 때 덜 사는 분할매수 전략을 구사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구조로 설계됐다. 펀드 수익률이 5%를 달성할 때마다 수익을 실현해 안전자산으로 전환시킨다.

하나대투증권이 지난해 말부터 판매 중인 ‘하나 ETF 분할매수 랩’도 분할매수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추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운용초기 자산의 절반을 코스피200이 오를 때 두 배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하는 레버리지 ETF에 25%, 우량 30종목에 투자하는 블루칩30 ETF에 25%를 각각 분산투자한다.

이후 매달 각 ETF 편입비를 5%씩 늘리는 분할 매수 전략을 사용하며, 목표수익률 10%를 달성하면 ETF를 전량 매도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하나대투증권은 “단기적으로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보다는 ETF 분할 매수를 통해 투자 시점을 분산하고, 중장기적으로 목표수익을 내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수익률로 자금유입

2009년 첫선을 보인 대우증권의 ETF랩 ‘폴리원’의 경우 총 수탁액 750억원 가운데 400억원이 올해 들어왔다.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탁월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최근 1년 수익률은 9.3%로 시장수익률(4.77%)을 두 배가량 웃돈다”며 “지난해 8월 시장이 급락하면서 종목 투자에 집중했던 기존 자문형랩은 수익률이 부진했지만, ETF랩은 탁월한 시장 방어력을 보여줘 지난해 말부터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