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외국 기업 상장 1호이자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하는 최초의 일본 기업인 SBI모기지가 16~17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종합금융회사 SBI홀딩스의 계열사인 SBI모기지는 2000년 일본 최초로 설립된 모기지뱅크다. 모기지뱅크는 시중은행과 달리 예금을 받지 않고 모기지론만 전문적으로 취급한다. 변동금리가 아닌 고정금리 주택대출상품을 주로 판다. 주력 상품으로는 35년간 연 2.1% 수준의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FLAT35(S)’가 있다. SBI모기지는 2010년 기준 3500억엔 규모의 신규 대출금액으로 전체 기관 중 7위를 차지했고 장기모기지상품인 FLAT35 시장의 경우 1만4057건의 실행 건수를 달성, 1위를 차지했다.

마루야마 노리아키 대표는 “일본 주택대출시장은 85.5%가 변동금리를 사용하고 14.5%만 고정금리에 의존한다”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채 금리 상승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고정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BI모기지는 한국 모기지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마루야마 대표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같은 고정금리 상품시장이 존재하는 한국은 사업 기회가 많다”며 “한국 시중은행보다 싼 금리로 주택자금을 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BI모기지는 실적 향상과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으로 외국 기업 가치할인(디스카운트)을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한국인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고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시스템 정비를 마쳤다.

3월 결산법인인 SBI모기지는 지난해 3분기(2011년 4~12월)까지 원화 기준 순영업수익 918억3200만원, 당기순이익 161억4600만원을 달성했다. 영업수익은 2008년 494억원에서 2009년 773억원, 2010년 1226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21.95%다.

SBI모기지가 계열사로 등록돼 있는 SBI그룹은 1999년 소프트뱅크 파이낸스를 전신으로 창업했으며 지난 2월 현재 총 76개의 계열사 및 관계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 4개, 한국에 2개(SBI글로벌 SBI인베스트먼트)의 상장사를 두고 있다.

SBI모기지의 공모가는 7000원으로 확정됐다. 최저 희망 공모가격보다 10% 낮은 수준이다. 712만3000주를 모집, 498억6000만원을 공모해 이달 말 상장할 계획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