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의 감소로 2020년대 후반에는 국내 전문대 학생충원율(정원 대비 학생 충원 비율)이 4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141개 전문대 가운데 20~30%는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어서 주목된다. 학령인구는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닐 연령대인 만 6~21세의 인구를 의미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원장 박영범)은 13일 고등교육 충원율을 전망하는 이슈브리핑을 발간하며 이 같이 예상했다.

직능원에 따르면 대학입학 학령인구가 2007년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올해 69만명을 정점으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도에는 41만명으로 올해의 59.4%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201곳인 4년제 대학과 141곳인 전문대 충원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직능원은 내다봤다.

특히 4년제 대학은 현재 충원율 118.7%에서 2020년 97.4%, 2030년 86.7%로 80%대 후반을 유지하지만 전문대는 107.9%에서 2020년 79.2%, 2030년 38.8%로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채창균 직능원 연구위원은 “학령인구 감소로 2020년대에는 전문대에 진학할 수준의 학생도 4년제 대학으로 진학할 가능성이 높아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 충원율이 급격히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인구를 감안한 충원율은 강원권과 충청권이 가장 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령인구 감소의 타격을 적게 받을 것으로 직능원은 추산했다. 그러나 대구·경북권, 호남권, 제주권 등은 충원율 하락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고졸 채용 활성화와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집중 육성도 대학들의 충원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평생학습 활성화에 따른 성인의 4년제 대학·전문대 정규과정 참여와 외국인 유학생 유치 등은 충원율에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채 연구위원은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 유치할 경우 2030년 전문대 충원율은 77.4% 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직능원은 대학 구조조정을 장기적 플랜을 갖고 추진하되 지역균형발전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