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 이후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국민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4.0%에서 3.9%로 약간 낮아졌으나 더 안정적으로 변하는 방법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 직전월 3.1%보다 낮아졌다. 근원 인플레이션도 직전월보다 0.4%포인트 감소한 1.9%를 기록했다. 그러나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월 4.1%, 2월 4.0%, 3월 3.9%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는 내년쯤이면 현재 수준보다 목표관리치 범위 내에 근접할 것이라는 게 김 총재의 전망이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이 더 완화되고 다른 위험요소가 사라지면 금융위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통화정책 방향도 물가 안정 쪽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 김 총재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해외 상황과는 다르게) 금융 부실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면서 "가계 부채에는 소득별에 따른 미시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북한 리스크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변수를 살피고 있다고 김 총재의 말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간과한 적은 없다"며 "현재로선 시장에 영향받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 자세히 지켜볼 것"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대포동 미사일 발사나 광명성 2호, 연평도 도발 등 사례를 토대로 각 경제변수를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금통위는 국내 경제성장세가 완만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 금통위는 "수출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소비와 건설투자가 증가하면서 성장세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은 해외 위험요인의 영향 등으로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으나 점차 장기추세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25%에서 동결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내리 10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