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3無 경영' 락앤락, 글로벌 주방용품업체 향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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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실적
100% 밀폐용기 첫 개발…33년째 매출 증가 '기염'
영토 확장·영역 파괴
中·베트남에 잇단 매장…플라스틱 가구시장 진출
100% 밀폐용기 첫 개발…33년째 매출 증가 '기염'
영토 확장·영역 파괴
中·베트남에 잇단 매장…플라스틱 가구시장 진출
‘실적 후퇴, 적자 경영, 감원.’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적어도 한두 번쯤 겪는 일이다. 하지만 국내 밀폐용기 1위 기업 락앤락(회장 김준일)에서는 그런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3무(無) 경영’이다. 락앤락은 1978년 창립 이래 첨단 업종도 아닌 밀폐용기라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 성장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지속 성장하다 보니 감원은커녕 꾸준히 직원이 늘어나 지금은 국내외 사업장에서 5200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47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978년 창립 이래 33년째 ‘신기록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오일 쇼크(1979년), 외환위기(1997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유럽 재정위기(2011년) 등 강력한 외풍을 잘 견뎌내고 얻어낸 결실이다. 연 매출 5000억원을 목전에 둔 지금은 글로벌 주방생활용품 1위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올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30%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이 계획이 순항하면 내년에는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10조원의 매출을 올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원(No.1) 주방생활용품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3년 연속 매출 ‘신기록’
락앤락은 김 회장이 27세이던 1978년 세운 ‘국진유통’이 전신이다. 욕실용품에서부터 청소용품, 어린이용품 등 생활용품 600여 가지를 수입해 판매했다.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야 한다”며 1985년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98년 밀폐용기 단일 품목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세계 최초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Lock & Lock)’은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밀폐용기 락앤락은 식품을 100% 밀폐하는 성능을 인정받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밀폐용기의 대명사로 통할 정도로 고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실적이 방증한다. 이 회사는 창립 이래 매출이 뒷걸음질 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1978년부터 2011년까지 33년 동안 매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유리 소재로 만든 밀폐용기가 2007년 득세하며 플라스틱 밀폐용기 성장세가 주춤하는 듯했다. 락앤락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동시에 유리 용기로 제품군을 확장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해 매출은 476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당초 목표인 35%에는 못 미쳤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무색할 정도의 성장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먼저 ‘거꾸로’ 전략 적중…국내 밀폐용기 1위
락앤락은 밀폐용기를 처음 개발했을 때 해외 시장부터 공략하고 나섰다. 기존 수출 판로를 통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 위주로 공략했다. 신개념 4면 결착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이해를
기 위해 30만달러를 투자해 홍보 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다음 내수시장을 두드렸다. 유통은 홈쇼핑 중심의 전략을 펼쳤다. 깐깐한 주부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제품 사용을 직접 시연하는 홈쇼핑이 제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걸림돌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제품’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 마케팅으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예상은 적중했다. GS홈쇼핑(옛 LG홈쇼핑) 첫 방송에서 30분 만에 2000세트 전량이 팔렸다.
홈쇼핑에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뒤 할인매장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이후 제품 무료 체험 행사, 사용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경품행사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밀폐용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갔다. 이 회사 커뮤니케이션본부의 이경숙 이사는 “‘락앤락’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지 5년 만인 2003년 밀폐용기(락앤락)로만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업계 1위에 등극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뒤에는 다시 해외로 나갔다. 이번엔 선진국이 아닌 신흥시장이 타깃이었다. 2004년 중국에 처음 둥지를 튼 데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12일 현재 락앤락은 국내외에서 170여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신흥시장 양대 축인 중국과 베트남에서 대규모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지린성 옌지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프랜차이즈 100호점을 낸다는 구상이다. 올 하반기에는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각 661㎡(2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도자기 밀폐용기에서 플라스틱 가구까지…소재제품 ‘영역 파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시작이었다. 락앤락은 2007년 내열유리로 만든 ‘락앤락글라스’를 선보이며 유리 용기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엔 친환경 플라스틱 신소재 ‘트라이탄’을 활용한 신제품 ‘비스프리’를 내놓았다.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기존 소재는 업그레이드하면서 신규 소재로 영토를 넓혀 나갔다.
제품군(群)도 늘렸다. 2007년 처음 패브릭(fabric·천) 수납함 ‘리빙박스’를 출시했고, 지난해 수납 브랜드 ‘인플러스’를 론칭하며 수납함에서 시스템 수납 가구로 제품군을 넓혔다. 조리기구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2008년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쿡플러스 프리미엄’을 시작으로 알루미늄 조리기구 ‘쿡플러스 비타민’, 라면 전용 용기 ‘스피드쿡’ 등 저가에서 고가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 2~3년간의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플라스틱 수납함이 세계적으로 대세인데 반응이 좋아 다양한 카테고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플라스틱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고 색감, 표면 질감 등 재질을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어 장점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소재의 융합도 추진하고 있다는 그는 “책상 프레임은 나무나 철제를 사용하고 수납함은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등 아주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47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1978년 창립 이래 33년째 ‘신기록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오일 쇼크(1979년), 외환위기(1997년),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유럽 재정위기(2011년) 등 강력한 외풍을 잘 견뎌내고 얻어낸 결실이다. 연 매출 5000억원을 목전에 둔 지금은 글로벌 주방생활용품 1위를 향해 내달리고 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올해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30% 이상 성장하는 게 목표”라며 “이 계획이 순항하면 내년에는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0년에는 10조원의 매출을 올려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원(No.1) 주방생활용품 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3년 연속 매출 ‘신기록’
락앤락은 김 회장이 27세이던 1978년 세운 ‘국진유통’이 전신이다. 욕실용품에서부터 청소용품, 어린이용품 등 생활용품 600여 가지를 수입해 판매했다. 사세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직접 만들어야 한다”며 1985년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10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98년 밀폐용기 단일 품목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다. 세계 최초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Lock & Lock)’은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밀폐용기 락앤락은 식품을 100% 밀폐하는 성능을 인정받으며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밀폐용기의 대명사로 통할 정도로 고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실적이 방증한다. 이 회사는 창립 이래 매출이 뒷걸음질 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 1978년부터 2011년까지 33년 동안 매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유리 소재로 만든 밀폐용기가 2007년 득세하며 플라스틱 밀폐용기 성장세가 주춤하는 듯했다. 락앤락은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동시에 유리 용기로 제품군을 확장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해 매출은 476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당초 목표인 35%에는 못 미쳤지만,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무색할 정도의 성장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먼저 ‘거꾸로’ 전략 적중…국내 밀폐용기 1위
락앤락은 밀폐용기를 처음 개발했을 때 해외 시장부터 공략하고 나섰다. 기존 수출 판로를 통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 위주로 공략했다. 신개념 4면 결착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이해를
기 위해 30만달러를 투자해 홍보 비디오를 제작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해외에서 먼저 이름을 알린 다음 내수시장을 두드렸다. 유통은 홈쇼핑 중심의 전략을 펼쳤다. 깐깐한 주부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제품 사용을 직접 시연하는 홈쇼핑이 제격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걸림돌이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인정받은 제품’이라는 데 초점을 맞춘 마케팅으로 정면승부에 나섰다. 예상은 적중했다. GS홈쇼핑(옛 LG홈쇼핑) 첫 방송에서 30분 만에 2000세트 전량이 팔렸다.
홈쇼핑에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뒤 할인매장 등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이후 제품 무료 체험 행사, 사용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경품행사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밀폐용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갔다. 이 회사 커뮤니케이션본부의 이경숙 이사는 “‘락앤락’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 지 5년 만인 2003년 밀폐용기(락앤락)로만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국내 업계 1위에 등극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뒤에는 다시 해외로 나갔다. 이번엔 선진국이 아닌 신흥시장이 타깃이었다. 2004년 중국에 처음 둥지를 튼 데 이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곳곳으로 뻗어나갔다. 12일 현재 락앤락은 국내외에서 170여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신흥시장 양대 축인 중국과 베트남에서 대규모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중국 지린성 옌지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에 프랜차이즈 100호점을 낸다는 구상이다. 올 하반기에는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각 661㎡(200평) 규모의 대형 매장을 열 예정이다.
○도자기 밀폐용기에서 플라스틱 가구까지…소재제품 ‘영역 파괴’
플라스틱 밀폐용기는 시작이었다. 락앤락은 2007년 내열유리로 만든 ‘락앤락글라스’를 선보이며 유리 용기 시장에 진출했다. 2009년엔 친환경 플라스틱 신소재 ‘트라이탄’을 활용한 신제품 ‘비스프리’를 내놓았다.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기 위해 기존 소재는 업그레이드하면서 신규 소재로 영토를 넓혀 나갔다.
제품군(群)도 늘렸다. 2007년 처음 패브릭(fabric·천) 수납함 ‘리빙박스’를 출시했고, 지난해 수납 브랜드 ‘인플러스’를 론칭하며 수납함에서 시스템 수납 가구로 제품군을 넓혔다. 조리기구 시장에도 발을 내디뎠다. 2008년 스테인리스 조리기구 ‘쿡플러스 프리미엄’을 시작으로 알루미늄 조리기구 ‘쿡플러스 비타민’, 라면 전용 용기 ‘스피드쿡’ 등 저가에서 고가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 2~3년간의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내실을 다지는 것은 넘어야 할 산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은 “플라스틱 수납함이 세계적으로 대세인데 반응이 좋아 다양한 카테고리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플라스틱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고 색감, 표면 질감 등 재질을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어 장점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소재의 융합도 추진하고 있다는 그는 “책상 프레임은 나무나 철제를 사용하고 수납함은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등 아주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