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민간기업보다 공격적으로 계열사를 확장하고 있다. 부채비율 증가 속도도 민간기업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3개 집단과 소속 계열사 1831개 기업집단을 ‘2012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12일 밝혔다. 한라, 교보생명보험, 태영, 한국타이어, 이랜드, 부산항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인천도시공사, 농협 등 총 9곳이 신규 지정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SK에 인수되면서 지정대상에서 제외됐다.

민간 기업집단을 총수가 있는 곳과 없는 곳, 그리고 공기업으로 나눴을 때 지난해 12개 공기업집단의 전체 계열사 수는 91개로 연간 증가율 부분에서 가장 높은 116.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 8곳의 총 계열사 수는 175개로 전년보다 18.2% 늘었다. 오너가 있는 기업집단 43곳의 계열사는 1565개로 14.7% 증가에 그쳤다.

또 기업집단 전체(금융보험사 제외)의 부채비율은 112.1%로 전년(110.9%)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민간기업 집단은 98.8%로 지난해보다 0.05%포인트 증가에 그친 반면 공기업집단의 부채비율은 4.4%포인트 늘어난 158.8%를 기록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이 ‘대형화’라는 정부정책 기조에 따라 계열사 수를 크게 늘리면서 부채비율도 올라갔다”며 “민간 기업집단이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통해 계열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통념과 상반되는 결과가 나와 공정위 내부에서도 적잖게 놀랐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