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앤락은 4면결착 밀폐용기로 유명한 주방·생활용품 전문기업이다. 전 세계 120여개국에 진출해 매출의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2004년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 현재 전체 매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달해 향후 중국 소비 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밀폐용기의 대명사’ 브랜드 파워 탄탄

락앤락의 강점은 첫째로 브랜드 파워를 꼽을 수 있다. 주방·생활용품의 특성상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에 브랜드가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는 기업의 매출로 직결된다.

또한 소비자들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제품에 대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가 있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재투자를 통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

1998년 4면결착 방식의 밀폐용기를 최초로 출시한 뒤 락앤락 브랜드는 밀폐용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해왔다.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현재까지도 국내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도 타파웨어(Tupperware), 러버메이드(Rubbermaid)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중국 현지 브랜드를 제치고 꾸준히 브랜드 인지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번째 강점은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할인점, 백화점, 직영점,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B2B(기업간 거래) 특판, 가맹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다. 특히 직영점과 가맹점은 락앤락 제품만을 취급하는 전문매장으로 제품 다변화와 신제품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세 번째 강점은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히트시키는 연구·개발(R&D)과 마케팅 능력이다. 주방·생활용품에는 내구성(밀폐용기의 경우 제품 수명 2~3년)이 상당하기 때문에 교체 수요만으로는 큰 폭의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고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가 필수적이다.

○R&D 및 마케팅 능력은 ‘무형자산’

락앤락은 멀티락(냉동실 전용 밀폐용기), 리빙박스(의류 수납함), 비스프리(친환경 플라스틱 밀폐용기) 등의 신제품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매출 성장을 이어왔다. 이처럼 신규 수요를 발굴하고 상품화하는 락앤락의 R&D 및 마케팅 능력은 일종의 무형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현재 락앤락의 R&D 관련 인력은 총 120여명에 달한다. 중국 현지화를 위해 상하이에도 R&D센터를 세워 70여명의 인력이 일하고 있다.

마지막 강점으로 국내 주방·생활용품 산업의 특징인 다품종 소량생산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이다. 락앤락은 국내시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를 무대로 영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 생산에 있어서는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고, 상품 아웃소싱에 있어서는 협상력 상승으로 매입단가를 절감할 수 있다. 자동화 창고 투자를 통해 물류 측면의 비효율성도 극복해나가고 있다.

○수익성 관리·자기시장 잠식 극복이 과제

반면 락앤락의 약점은 첫째, 외형 성장 전략에 집중한 데 따른 수익성 하락이다. 지난해 락앤락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5.2%포인트 하락한 15.4%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주 원인은 성장을 위한 지역 확장과 제품 다변화(밀폐용기 외 기타 주방용품, 생활용품으로 사업 확장) 전략으로 인한 비용 증가였다.

락앤락의 수익성 하락은 외형 성장 전략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수익성 하락 자체보다는 효과적 전략에 힘입어 고성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또 △매출액의 고성장 △브랜드 파워에 기반한 가격전가 능력 △신제품 출시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지속 △자체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원가 절감 △아웃소싱 협상력 상승에 따른 상품 매입단가 절감 등을 통해 올해 영업이익률은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18~2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두 번째 약점은 신제품 매출이 기존 제품 매출을 잠식하는 자기시장 잠식(cannibalization) 현상이다. 예를 들면 락앤락 글라스(유리 밀폐용기)가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대체하면서 플라스틱 밀폐용기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주방·생활용품에는 내구성이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개별 품목의 매출액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된다. 대신 신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기존 제품 매출 감소를 상쇄하고도 남는 수준의 매출 성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락앤락은 자기시장 잠식 현상보다는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히트시키는 연구·개발과 마케팅 능력이 돋보이는 만큼 이 부분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혜미 <KDB대우증권 연구원 amy.lee@dwse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