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8.6 강진…인도양 전역 쓰나미 경보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섬 서쪽 해상에서 규모 8.6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004년 23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쓰나미 진앙지 인근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주변국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11일 오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에서 규모 8.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진앙지는 수마트라섬 북부 아체주 주도인 반다아체에서 남서쪽으로 434㎞ 떨어진 해저 23㎞ 지점이다. 첫 지진에 이어 규모 8.1의 여진도 뒤따랐다.

지진은 인접국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 등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스리랑카, 호주, 소말리아, 오만, 이란, 방글라데시,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등 인도양 주변의 대다수 나라에 쓰나미 주의보를 발령했다.

경보센터 관계자는 “이 정도 크기의 지진은 인도양 전체 해안에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며 “하지만 실제 쓰나미가 발생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섬 전 해안선에 걸쳐 쓰나미 경보를 내렸고 태국도 푸껫 등 서쪽 해안 전역 6개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인도 쓰나미경보센터는 인도 동쪽 해안으로 최고 6m 높이의 파도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진앙지와 가까운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선 큰 혼란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주민들이 고지대로 올라가기 위해 한꺼번에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몰리면서 주요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특히 2004년 인근 해상에서 규모 9.1의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의 70%가량이 반다아체를 비롯한 아체주를 강타한 탓에 주민들이 느낀 공포는 더욱 컸다.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날 긴급 TV방송을 통해 전 국민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2004년 12월 규모 9.1의 초대형 지진으로 인도양에 강력한 쓰나미가 발생, 인근 스리랑카 주민 4만명 등 모두 23만명이 희생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