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의 한 중소기업이 기존 태양전지판(웨이퍼)보다 에너지 효율을 2~3배 이상 높일 수 있는 태양광 멀티와이어소 가공기(굴절 태양전지판 절단기)를 개발했다.

경남 창원시 웅남동에 있는 옥산기계(대표 김학만·48)가 주인공. 2003년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임플란트 가공기, 세라믹 고속가공기, LED 와이어소 가공기, 휴대폰 강화유리 가공기, LED 사파이어 그라인더 가공기 등 초정밀 가공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태양광 멀티와이어소 가공기는 기존 유리판처럼 평평한 태양전지판이 아닌 슬레이트 지붕처럼 구불구불한 태양전지판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굴절 태양전지판은 최대 에너지 효율이 17% 수준인 기존 전지판보다 효율을 2배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이다.

김학만 대표는 “태양광 멀티와이어소 가공기로 생산된 태양전지판으로 셀을 만들어 대학연구기관에서 평가한 결과 광변환 효율이 최대 33%까지 나왔다”며 “기술 개발이 진전되면 향후 49%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공기 핵심부품인 다이아몬드 와이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세원테크와 손잡고 1년여간 연구·개발(R&D) 끝에 태양광 멀티와이어소 가공기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 가공기는 기계 안에 다이아몬드 와이어가 움직이며 굴절모양으로 잉곳(폴리실리콘 사각덩어리)을 잘라내는데 이는 일본, 독일 등 기계산업 선진국들도 해내지 못한 정도로 정밀성을 구현한다”고 강조했다.

옥산기계는 최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에 참가, 태양광 멀티와이어소 가공기를 처음 선보여 해외바이어를 비롯해 태양광 관련업체, 대학연구기관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전시회 이후 대만의 태양광업체인 B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데 합의했고, 대만의 N사, T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김 대표는 “굴절 태양전지판은 효율이 높아 기존 태양전지보다 좁은 면적에서도 발전이 가능해 루프톱(지붕형)태양광 발전에 적합하고 시스템 설치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원자력발전 감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옥산기계는 지난해 매출 5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5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창원=강종효 기자 k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