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참여하고 있는 터키의 원전건설 프로젝트 입찰 경쟁에서 중국이 다른 경쟁국들보다 앞서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터키 에너지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이 터키 정부에 지급보증을 요구하지 않고 건설 자금도 자체 조달한다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베이징을 방문 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중국과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인 점도 원전 수주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 초청으로 지난 8일 중국에 도착, 11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중국은 그동안 파키스탄의 원자로 건설이 유일한 해외 수주실적일 정도로 해외 원전시장에서는 후발주자다. 해외에서 건설할 수 있는 핵 반응로도 국내에서 개발된 옛 모델만 가능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자금 우세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프랑스 EDF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원전건설 프로젝트에서 중국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터키 원전수주전에 뛰어든 일본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입찰을 철회했다. 민간기업은 도시바만이 남아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한국도 최근 터키에 실무단을 파견하는 등 원전 수주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가 전했다. 터키의 원전건설 프로젝트는 흑해연안인 시놉지역에 1400㎿h급 원전 4기를 짓는 사업으로 금액으로는 최대 200억달러에 달한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