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4m 바람에 또 멈춰선 서울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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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전력공급 끊겨…2호선 일부구간 '스톱' 혼란
두달 전엔 강추위에 멈춰…바람은 대응 매뉴얼조차 없어
두달 전엔 강추위에 멈춰…바람은 대응 매뉴얼조차 없어
서울 지하철이 강풍으로 인해 멈춰서면서 2개월 만에 또 다시 교통대란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자연재해로 인한 천재(天災)라기보다는 사전에 제대로 방비를 하지 못한 인재(人災)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수시로 되풀이되는 각종 사고에도 서울메트로 등 지하철 운영기관이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땜질 처방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간 강한 바람’에 열차 스톱
6일 오전 9시15분께부터 10시50분까지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부터 신천역으로 향하는 구간에서 전동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잠실철교 위에 전동차가 멈춰서면서 시민들은 다리를 걸어서 건너야만 했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지하철역 주변에 몰리면서 혼잡도 빚어졌다. 지난 2월 초 강추위로 서울역과 구로역에서 지하철이 잇따라 고장나 교통대란이 발생한 지 2개월 만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관리하는 서울메트로 측은 “강풍 때문에 잠실철교 위의 전차선(전선)이 늘어지면서 전기공급이 끊겨 열차가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했던 9시15분께 당시 서울 지역엔 초속 4.6~6.2m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약간 강한 바람’ 기준(초속 6~9m)에도 못 미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바람이 다소 세게 부는 한강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강풍주의보가 발령되는 기준인 초속 14m에 많이 못 미친다.
이에 대해 메트로 관계자는 “잔매를 오래 맞는 것처럼 이번주 들어 매일 강풍이 불면서 팽팽하던 전선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전 예보에도 점검 없어… 매뉴얼도 부재
이날 전선이 늘어나는 사고가 발생한 잠실철교는 취약관리지역으로 분류된다. 철교 등의 지역은 사고가 날 경우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점검 외에도 주기적으로 집중점검이 필요한 곳이다.
기상청이 이번주에 서울 지역에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불 것이라고 앞서 예보했고, 바람은 이틀 전부터 불었지만 메트로 측은 어떤 방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 검사는 매일 진행하는 일상점검과 6개월에 1번씩 실시하는 정밀점검, 월동기·풍수해 등에 대비해 실시하는 특별점검으로 구분된다. 일상점검은 육안으로 이상 유무를 체크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점검이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메트로 관계자조차 “이번주에 잠실철교 지역에선 일상점검 외에 별도로 실시한 점검은 없었다”며 “특별점검이 필요했지만 미처 못했던 게 이번 사고를 초래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강풍에 대해선 사실상 매뉴얼도 없다. 지하철 매뉴얼엔 풍속이 초속 30m를 넘어가면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고, 초속 25m를 넘어가면 서행운전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다. 초속 25m의 강풍은 태풍의 중심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볼 때 ‘중형 태풍’에 해당된다. 중형 태풍이 서울 도심을 직접 강타하지 않는 한 이 같은 강풍이 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메트로 관계자는 “바람에 대해선 사실상 매뉴얼이 없는 건 맞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련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추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
◆‘약간 강한 바람’에 열차 스톱
6일 오전 9시15분께부터 10시50분까지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3가역부터 신천역으로 향하는 구간에서 전동차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잠실철교 위에 전동차가 멈춰서면서 시민들은 다리를 걸어서 건너야만 했다. 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는 시민들이 지하철역 주변에 몰리면서 혼잡도 빚어졌다. 지난 2월 초 강추위로 서울역과 구로역에서 지하철이 잇따라 고장나 교통대란이 발생한 지 2개월 만이다.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관리하는 서울메트로 측은 “강풍 때문에 잠실철교 위의 전차선(전선)이 늘어지면서 전기공급이 끊겨 열차가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했던 9시15분께 당시 서울 지역엔 초속 4.6~6.2m의 바람이 불고 있었다. 기상청이 발표하는 ‘약간 강한 바람’ 기준(초속 6~9m)에도 못 미친다. 다른 지역에 비해 바람이 다소 세게 부는 한강변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강풍주의보가 발령되는 기준인 초속 14m에 많이 못 미친다.
이에 대해 메트로 관계자는 “잔매를 오래 맞는 것처럼 이번주 들어 매일 강풍이 불면서 팽팽하던 전선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전 예보에도 점검 없어… 매뉴얼도 부재
이날 전선이 늘어나는 사고가 발생한 잠실철교는 취약관리지역으로 분류된다. 철교 등의 지역은 사고가 날 경우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점검 외에도 주기적으로 집중점검이 필요한 곳이다.
기상청이 이번주에 서울 지역에 초속 10m가 넘는 강풍이 불 것이라고 앞서 예보했고, 바람은 이틀 전부터 불었지만 메트로 측은 어떤 방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하철 검사는 매일 진행하는 일상점검과 6개월에 1번씩 실시하는 정밀점검, 월동기·풍수해 등에 대비해 실시하는 특별점검으로 구분된다. 일상점검은 육안으로 이상 유무를 체크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점검이 힘들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메트로 관계자조차 “이번주에 잠실철교 지역에선 일상점검 외에 별도로 실시한 점검은 없었다”며 “특별점검이 필요했지만 미처 못했던 게 이번 사고를 초래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강풍에 대해선 사실상 매뉴얼도 없다. 지하철 매뉴얼엔 풍속이 초속 30m를 넘어가면 지하철 운행을 중단하고, 초속 25m를 넘어가면 서행운전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다. 초속 25m의 강풍은 태풍의 중심 최대풍속을 기준으로 볼 때 ‘중형 태풍’에 해당된다. 중형 태풍이 서울 도심을 직접 강타하지 않는 한 이 같은 강풍이 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메트로 관계자는 “바람에 대해선 사실상 매뉴얼이 없는 건 맞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련 매뉴얼을 만드는 것도 추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이지훈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