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테니스 선수를 꿈꾸던 한 청년은 부모의 반대로 채를 놓았다. 그리고 28세에 연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벤처신화를 이뤘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제6회 KED 콘퍼런스에서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의 ‘청년 벤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창업은 특별한 아이디어보다 있는 것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것"
티켓몬스터를 창업하기까지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며 레스토랑을 많이 찾아다녔는데, 특이하게도 좋은 레스토랑은 모두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때부터 새로움을 만들고 선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다가 떠오른 첫 번째 아이템은 기숙사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 대학생은 모두 기숙사를 사용하는데, 인터넷에서 기숙사 정보를 찾을 길이 없어 일일이 찾아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친구와 함께 기숙사를 검색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처음엔 꽤 성공적이었지만, 친구와의 갈등으로 망하게 됐다. 그 다음에는 광고 배너 공간을 사고팔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역시 성공을 거뒀지만 집안에서 사업에 대한 반대가 심해 같이 제작한 친구들이 이끌어나가게 됐다. 지금 이 회사는 구글이 인수해 엄청나게 큰 사이트가 됐다. 지금 생각해도 아까운 아이템이었다.

대학 졸업 후 맥킨지 컨설팅에서 근무했지만 창업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KAIST 친구들 5명과 함께 티켓몬스터를 창업한 것이 2010년 5월이다. 중소기업 상품이나 카페, 헤어숍 같은 업체들이 광고할 수 있는 방식이 전혀 없음을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고자 했다. 주위에서는 아주 특별한 아이디어가 아니어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도 부족했다. 티켓몬스터가 먼저 돈을 받고, 해당 업체에 돈을 다시 주는 시스템을 고안해 짧은 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게 됐다.

벤처 창업에서 ‘운(運)’은 중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운을 만날 때를 찾기 위해 계속 시도하는 것뿐이었다. 기숙사 웹사이트나 배너사이트에서부터 계속되는 시도 끝에 티켓몬스터로 성공을 이뤘다.

○세 가지 경쟁력

경력도 없고 나이도 어렸지만 잘 하는 게 몇 가지 있었다. 첫째, 자신감이 있었다. 처음에는 누구나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겠지만, 나는 힘들 때일수록 더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같은 아이템을 대기업에서 내놓으면 어쩌나 싶어 두려울 때도 자신감을 갖고 벤처회사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 전략은 속도였다. 대기업이 들어오기 전에 먼저 키워놓겠다고 마음먹었고, 그 생각이 지금을 만들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히스토리가 쌓여야만 생각해낼 수 있는 차별화를 갖게 됐다.

둘째는 잦은 결정이다. 성공적인 리더들은 다른 리더들보다 결정을 더 많이 내린다. 빨리 결정해서 피드백을 얻고, 틀리면 빠르게 고치는 것이 이상적이다. 결정을 많이 해서 맞는 결정을 찾는 시도들을 많이 했던 것이 경쟁력이었다.

셋째는 사람 욕심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어 마음에 드는 실력자가 있으면 스카우트를 한다. 창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팀이다. 경험과 개성의 융화가 결국 팀이다. 사람 욕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찾는 기준은 당연히 똘똘함이지만, 태도가 더 중요하다. 같은 능력이라면 더 배우고자 하는 사람과 열정적인 사람을 택했다.

○창업은 마약이다

창업은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야만 되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톡이나 티켓몬스터처럼 특이한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존재하고 있는 것을 조금 더 발전시키는 게 창업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조금 더 쉽게, 조금 더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뻔한 아이디어가 많아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창업은 마약같은 존재’란 말을 해주고 싶다. 오늘은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 것 같지만 자고 일어나면 망해 있다. 편차가 심하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바로 창업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특화된 한 분야가 아닌 창업, 재무, 인사 같은 모든 분야를 배우고 해결해야 하는 일은 분명 힘들다. 그러나 젊은 나이에 경험할 것들이 많다는 것은 매력이다. 직접 창업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선배들이 창업한 곳에 먼저 들어가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자신의 창업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떻게 성공했습니까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성공했느냐”고 묻는다면 난 “한 가지씩만 했다”고 답하겠다. 일이 많으면 우선순위를 정해서 차근차근 해결해 나갔다. 물론 이 순서를 매기는 일과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창업에서는 한 가지씩 해결해 나가야 쉬워진다. 돈을 좇지 않고 비전을 좇았다는 말도 하고 싶다. 여러 회사에서 고액을 제시했다. 그 돈을 받으면 평생 일을 안 해도 되지만, 비전과 성취감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거절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보면 1위가 공무원이다. 어린 아이들조차 안정된 직업을 원하고 있어 안타깝다. 내 비전은 이미 나 있는 길을 따라가지 않고 미지의 세계를 개척, 새로운 길을 남기고 싶은 것이다. 꿈을 크게 꿀수록 결과가 그에 못 미치더라도 결국 멋진 사람이 돼 있을 것이다.

네이버가 흑자전환하는 데 6~7년이 걸렸고 아마존도 11년이 걸렸다. 티켓몬스터는 2년째인 올해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요즘 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금은 신규고객을 기업에 전달해주는 인프라를 갖고 있지만, 앞으로는 여러 분야로 발전해 서로 의지해 나가는 비전과 오프라인의 많은 기업들을 온라인으로 옮겨보겠다는 비전을 실현할 것이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