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發) 재정위기가 또 다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향후 글로벌 정책기조 변화 등을 염두에 둔 역발상 '분할 매수' 접근이 유효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오는 13일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적표 발표 이후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유리하고,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 건설 등 실적 모멘텀(상승동력)이 예상되는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일 "스페인의 국채금리 상승과 낮은 국채입찰 경쟁으로 인해 시장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스페인 악재를 디폴트(채무불이행) 수준으로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스페인의 국채금리 상승은 재정위기의 확산 우려보다 본질적인 경제상황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러한 경기리스크가 소멸되려면 스페인 경기회복에 대한 앞선 기대를 제거하고, 정책당국의 경기부양 의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는 "결국 스페인의 경기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판단하면 당분간 유럽의 경제지표 역시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며 "앞으로 유럽연합(EU)의 유연한 정책시행 의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가격조정이 일제히 진행될 경우 등장 가능한 변수로 분석됐다.

따라서 다음주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 확정치가 나오기 전까지 최우선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만 "유럽과 중국의 경기악재는 정책기조 변화에 따라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식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선전을 제외하면 코스피 지수는 2000선을 밑도는 수준이고, 지수의 추가 하락이 진행될 경우 바닥 접근이 빨라진 것으로 추정해도 무방하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