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Insight] 강력한 '렌털網'…웅진코웨이가 손대면 판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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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웅진코웨이
'온고지신 전략' 적중
렌털 플랫폼에 신사업 접목…外風 뚫고 13년째 최대 매출
M&A 나온지 두 달 …
매트리스 렌털도 '성공 스토리'…"누가 품을까" 최대 관심
'온고지신 전략' 적중
렌털 플랫폼에 신사업 접목…外風 뚫고 13년째 최대 매출
M&A 나온지 두 달 …
매트리스 렌털도 '성공 스토리'…"누가 품을까" 최대 관심
지난 2월6일, 웅진코웨이는 주식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웅진그룹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매출이 1조7000억원에 달하는, 생활가전업계 1위인 ‘알짜배기’ 회사가 갑자기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이다. 당시 시장의 관심은 웅진그룹이 핵심 계열사 매각을 결정한 배경과 향후 생존전략 등에 쏠렸다.
그로부터 두 달.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은 차츰 웅진그룹에서 웅진코웨이로 옮겨가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날 수 있을지가 관심의 핵심이다. 그만큼 웅진코웨이가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매트리스 등 손대는 아이템마다 업계 판도를 바꿔 온 저력으로 주목을 모아왔다. 누가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웅진코웨이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업계의 관심이 다시 한번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수기 렌털로 시장 판도 바꿔
웅진코웨이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세 번째 설립한 회사다. 웅진출판(1980년· 현 웅진싱크빅)과 웅진식품(1987년)에 이어 정수기 판매를 위해 1989년 설립했다.
웅진코웨이의 저력은 그동안 실적으로 증명된다. 윤 회장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정수기 판매가 어려워지자 국내 처음으로 렌털(임대)방식을 도입했다. 정수기를 ‘파는 것’에서 ‘빌리는 것’으로 개념을 바꾼 것. 대당 100만원씩 하던 정수기를 월 2만~3만원에 빌려 쓸 수 있게 하자 수요가 다시 늘었다. 빌려 준 정수기를 관리하기 위해 ‘코디(코웨이 레이디의 준말)’도 대거 채용했다. 그때부터 정수기 시장에서 ‘렌털’과 ‘코디’는 업계 표준이 됐다.
웅진코웨이는 렌털과 코디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 1조7099억원에 영업이익 2425억원을 올렸다. 13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계속 경신했다. 경기부침이 적지 않았던 시기에 어떻게 그런 기록이 가능할까.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전략’으로 설명한다. “강력한 정수기 렌털 비즈니스 플랫폼에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 다른 제품을 적용해 성공했다”는 얘기다.
○‘조직 실핏줄’ 1만3000명 코디
웅진코웨이는 렌털 비즈니스의 장점을 십분활용해 생활가전업계에서 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정수기 54.7%, 공기청정기 44%, 비데 46.9%(지난해 하반기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등 5대 도시 기준)에 이른다.
전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는 1만3000명의 코디가 이들 제품을 관리해주고 있다. 이들이 접촉하는 고객 수는 345만명에 달한다. 웅진코웨이는 이런 렌털 비즈니스망을 활용, 최근 매트리스 렌털사업에서도 ‘대박’을 냈다.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환경가전뿐
아니라 매트리스 같은 침구류에서도 렌털이 먹힐 거라는 사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 웅진코웨이는 기존 코디조직 외에 매트리스 위생관리를 위해 전문 인력인 ‘홈케어닥터’들도 새로 채용했다. 가전제품이 아닌 매트리스에서는 렌털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트리스 렌털사업은 시작 5개월 만에 업계 3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화장품 사업도 방문판매원 등 기존 인적 네트워크를 신사업에 접목해 성공시킨 사례로 꼽힌다. 웅진코웨이는 중국에서 꾸준히 화장품 사업을 진행해 왔고, 2008년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기술력까지 갖춘 상태에서 국내에서 새로운 브랜드 상품을 출시했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경험과 방문판매 노하우는 웅진코웨이가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웅진코웨이는 화장품과 매트리스 사업 성공에 힘입어 렌털 비즈니스 플랫폼의 적용 폭을 더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판매대행 사업이다. 정재훈 홍보부장은 “충성도 높은 고객과 코디를 자산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판매대행사업 등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대행사업이란 1만3000명의 코디와 3000명의 방문판매원 조직을 통해 다이슨 청소기나 필립스 면도기 등 50여종의 세계 1류상품을 판매해주는 사업이다.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웅진코웨이는 제조사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는 이른바 ‘플랫폼 비즈니스’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10월 사업을 시작했지만 올해 말까지 7만대, 거래액으로 4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아직은 매출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웅진코웨이 측의 얘기다.
○혁신마인드가 또 다른 성공 DNA
홍 대표는 “웅진코웨이가 갖고 있는 또 다른 경쟁력은 지난 13년간 꾸준한 성장과 함께 회사의 전성시대를 함께 해 온 직원들의 값진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판매하던 제품을 ‘빌려주자’는 역발상에서 시작된 웅진코웨이의 성장 과정은 직원들에게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혁신마인드를 심어주었다는 것.
직원들의 자신감과 혁신 마인드는 신제품 개발과 경영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스스로 살균 정수기와 멀티 제가습 공기청정기, 스팀살균 비데 등의 신제품은 모두 직원들의 이런 자신감에서 나온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웅진코웨이는 매년 20~30개에 이르는 신제품을 출시해 환경가전분야에서 시장을 앞서나간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의 이 같은 혁신 의지가 서비스의 질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웅진코웨이는 2009년부터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신개념 서비스브랜드인 ‘하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중 무휴 고객 서비스인 ‘365서비스’, ‘TRUST 3.0.3 원칙(약속시간 3분 전 도착, 고객 불만 0%, 당일 애프터서비스 3시간 내 완결)’ 등이 그런 서비스다. 하트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2008년 1.15%에 달하던 해약률이 2009년 1.09%, 2010년 1.05%로 계속 떨어졌다. 고객과의 약속시간 준수율은 99%까지 뛰어올랐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그로부터 두 달. 시간이 흐르면서 관심은 차츰 웅진그룹에서 웅진코웨이로 옮겨가고 있다. 웅진코웨이가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날 수 있을지가 관심의 핵심이다. 그만큼 웅진코웨이가 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가 크다는 얘기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매트리스 등 손대는 아이템마다 업계 판도를 바꿔 온 저력으로 주목을 모아왔다. 누가 웅진코웨이의 새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웅진코웨이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업계의 관심이 다시 한번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수기 렌털로 시장 판도 바꿔
웅진코웨이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세 번째 설립한 회사다. 웅진출판(1980년· 현 웅진싱크빅)과 웅진식품(1987년)에 이어 정수기 판매를 위해 1989년 설립했다.
웅진코웨이의 저력은 그동안 실적으로 증명된다. 윤 회장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정수기 판매가 어려워지자 국내 처음으로 렌털(임대)방식을 도입했다. 정수기를 ‘파는 것’에서 ‘빌리는 것’으로 개념을 바꾼 것. 대당 100만원씩 하던 정수기를 월 2만~3만원에 빌려 쓸 수 있게 하자 수요가 다시 늘었다. 빌려 준 정수기를 관리하기 위해 ‘코디(코웨이 레이디의 준말)’도 대거 채용했다. 그때부터 정수기 시장에서 ‘렌털’과 ‘코디’는 업계 표준이 됐다.
웅진코웨이는 렌털과 코디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 1조7099억원에 영업이익 2425억원을 올렸다. 13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계속 경신했다. 경기부침이 적지 않았던 시기에 어떻게 그런 기록이 가능할까. 홍준기 웅진코웨이 대표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전략’으로 설명한다. “강력한 정수기 렌털 비즈니스 플랫폼에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 다른 제품을 적용해 성공했다”는 얘기다.
○‘조직 실핏줄’ 1만3000명 코디
웅진코웨이는 렌털 비즈니스의 장점을 십분활용해 생활가전업계에서 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정수기 54.7%, 공기청정기 44%, 비데 46.9%(지난해 하반기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대구 등 5대 도시 기준)에 이른다.
전국에 실핏줄처럼 퍼져 있는 1만3000명의 코디가 이들 제품을 관리해주고 있다. 이들이 접촉하는 고객 수는 345만명에 달한다. 웅진코웨이는 이런 렌털 비즈니스망을 활용, 최근 매트리스 렌털사업에서도 ‘대박’을 냈다.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환경가전뿐
아니라 매트리스 같은 침구류에서도 렌털이 먹힐 거라는 사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긴 것. 웅진코웨이는 기존 코디조직 외에 매트리스 위생관리를 위해 전문 인력인 ‘홈케어닥터’들도 새로 채용했다. 가전제품이 아닌 매트리스에서는 렌털이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매트리스 렌털사업은 시작 5개월 만에 업계 3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화장품 사업도 방문판매원 등 기존 인적 네트워크를 신사업에 접목해 성공시킨 사례로 꼽힌다. 웅진코웨이는 중국에서 꾸준히 화장품 사업을 진행해 왔고, 2008년 화장품 연구소를 설립해 자체 기술력까지 갖춘 상태에서 국내에서 새로운 브랜드 상품을 출시했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경험과 방문판매 노하우는 웅진코웨이가 화장품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웅진코웨이는 화장품과 매트리스 사업 성공에 힘입어 렌털 비즈니스 플랫폼의 적용 폭을 더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판매대행 사업이다. 정재훈 홍보부장은 “충성도 높은 고객과 코디를 자산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판매대행사업 등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대행사업이란 1만3000명의 코디와 3000명의 방문판매원 조직을 통해 다이슨 청소기나 필립스 면도기 등 50여종의 세계 1류상품을 판매해주는 사업이다. 고객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웅진코웨이는 제조사로부터 판매 수수료를 받는 이른바 ‘플랫폼 비즈니스’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10월 사업을 시작했지만 올해 말까지 7만대, 거래액으로 4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아직은 매출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웅진코웨이 측의 얘기다.
○혁신마인드가 또 다른 성공 DNA
홍 대표는 “웅진코웨이가 갖고 있는 또 다른 경쟁력은 지난 13년간 꾸준한 성장과 함께 회사의 전성시대를 함께 해 온 직원들의 값진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판매하던 제품을 ‘빌려주자’는 역발상에서 시작된 웅진코웨이의 성장 과정은 직원들에게 성공에 대한 자신감과 혁신마인드를 심어주었다는 것.
직원들의 자신감과 혁신 마인드는 신제품 개발과 경영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출시한 스스로 살균 정수기와 멀티 제가습 공기청정기, 스팀살균 비데 등의 신제품은 모두 직원들의 이런 자신감에서 나온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웅진코웨이는 매년 20~30개에 이르는 신제품을 출시해 환경가전분야에서 시장을 앞서나간다는 계획이다.
직원들의 이 같은 혁신 의지가 서비스의 질까지 바꾸고 있다는 평가다. 웅진코웨이는 2009년부터 2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신개념 서비스브랜드인 ‘하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중 무휴 고객 서비스인 ‘365서비스’, ‘TRUST 3.0.3 원칙(약속시간 3분 전 도착, 고객 불만 0%, 당일 애프터서비스 3시간 내 완결)’ 등이 그런 서비스다. 하트서비스를 실시한 결과 2008년 1.15%에 달하던 해약률이 2009년 1.09%, 2010년 1.05%로 계속 떨어졌다. 고객과의 약속시간 준수율은 99%까지 뛰어올랐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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