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업계 1위 기업 NHN이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NHN의 창업자인 이해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모바일 시대에서 우리는 대기업이 아니라 개발사다.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NHN은 최근 본부장, 실장, 팀장 등 중간관리자 일부 자리를 줄이는 인사를 단행하고 부서 인원의 20~30%가량을 재조정했다.

NHN의 이런 행보는 벤처기업에서 시가총액 12조 원 규모의 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관료화한 조직을 다시 벤처기업 체질로 만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사결정과 업무 처리가 신속한 조직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회사 내에서 급변하는 인터넷·모바일 시장에서 긴장하지 않으면 현재 1위 자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고조된 것도 배경이다.

NHN은 지난 2월 시가총액에서 SK텔레콤을 추월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달라진 위상을 갖췄다. 하지만 모바일 분야에선 카카오와 같은 벤처기업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에 밀리는 양상이다.

NHN에 따르면 이해진 CSO는 최근 직원 대상으로 열린 강연에서 "PC웹 시절의 영광을 모바일에서도 이어가려면 더욱 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NHN의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NHN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의 발언 이후 직원들의 야근도 잦아졌다" 면서 "모바일 분야는 PC웹과도 연동되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며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다만 대대적 조직개편에 대해선 "조직 슬림화를 위한 대대적이고 인위적인 인사는 없었으며 월 단위로 프로젝트, 개발, 기획 부문에서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동훈 기자 d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