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뛰는 공기업] 경제 韓流, 공기업이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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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신사업 적극 발굴…국가 브랜드 위상 높여
유망 광구·탄광 확보…자원전쟁 곳곳서 개가
관리시스템 등 기술 수출…국내 기업 수출 도우미도
유망 광구·탄광 확보…자원전쟁 곳곳서 개가
관리시스템 등 기술 수출…국내 기업 수출 도우미도
“웬만한 국내 대기업 이름에는 꿈쩍도 안하던 동남아 정부 관계자들이 KEPCO(한국전력) KOGAS(한국가스공사) KNOC(한국석유공사) 이름을 듣곤 눈빛이 달라지더군요.”
최근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동남아 지역을 돌고 온 외교통상부 고위 공무원의 말이다. 국내 공기업들의 해외 사업 추진이 활발해지면서 공기업이 국가 브랜드 제고와 경제 한류(韓流)를 확산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에서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해외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국민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지분 참여 등 소극적인 사업 참여에서 벗어나 대규모 개발·운영 사업은 물론 성장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를 통째로 개발도상국에 전수해주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자원대전 첨병 역할
글로벌 자원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국내 에너지 공기업들도 세계 곳곳의 유망 광구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루에 쓰는 300만배럴 원유 중 10%가량밖에 스스로 조달하지 못하는 한국으로서는 해외자원 확보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전 세계 24개국에서 209개 해외 석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탐사사업이 142개이고, 생산·개발 사업이 각각 55개, 12곳이다. 석유공사는 2008년부터 추진해온 중장기 전략 목표인 ‘GREAT KNOC 3020’을 올해 달성할 계획이다.
목표는 △하루생산 30만배럴 △보유 매장량 20억배럴 △자원자주개발률 20%다. 후발주자로 해외시장에 뛰어든 석유공사가 세계 메이저급 석유회사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가스공사도 세계 자원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2009년 세계 7대 유전으로 꼽히는 이라크 주바이르 유전개발 사업을 낙찰받은 데 이어 2010년에는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입찰에 참여해 세계 주요 메이저 석유회사들을 제치고 계약을 따냈다. 아카스 가스전은 가스공사가 최초로 운영사로 참여하는 사업으로 자원개발(E&P)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전도 발전연료인 우라늄과 유연탄광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형 기술전파로 경제한류 확산
공기업들이 한국형 안전관리 시스템이나 기술을 수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가스안전공사는 한국의 가스안전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85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높은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베트남을 한국형 가스안전 시스템 전파 대상국 1호로 선정하고, 지난해 양국 간 가스안전 시스템 구축 양해각서(MOU) 체결 등 협력을 이끌어냈다.
수자원공사는 최근 해외 상수도 및 홍수방지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필리핀 마닐라 지역의 홍수조절과 생활용수의 97%를 공급하는 안갓(Angat)댐 운영관리를 맡은 것은 물론 중국 강쑤성 사양현 지방상수도사업에 170억원을 투자해 하루 10만㎥를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운영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세계적인 화폐제조기술과 위변조 방지기술 전파에 힘쓰고 있다.
이달 중 네팔 은행권 입찰에 참가하는 등 해외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리비아 등 중동국가 은행권 사업 참여도 추진하고 중동 지역의 주요 국가 외교부에 전자여권 사업도 제안할 계획이다.
◆해외 사업의 든든한 버팀목
국내 기업들의 해외사업과 수출을 지원해주는 공기업들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1990년대 후반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대규모 플랜트에 금융을 제공, 국내 기업들의 성공적 사업 수행과 운영을 뒷받침해 왔다. PF방식 수출금융 지원실적은 2009년 9억달러에서 지난해 33억달러로 급증했다. 최근 해외 PF 금융시장은 정체 현상을 빚고 있지만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쌓아온 해외 PF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수출지원기관인 무역보험공사의 수출보험 지원 실적도 2009년 165조원에서 지난해 190조원까지 확대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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