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개막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많이 낮아져 '어닝 쇼크'로 증시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가 차별화에서 보이듯 삼성전자 위시한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 등 소수 업종 이외에 실적 개선세가 예상되는 업종이 별로 없다는 점이 문제다.

3일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이 안정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업종은 꾸준히 저가 매수하되 화학, 건설 등 가격 매력이 부각된 업종들에도 단기 매매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안전마진'을 위해 자동차 비중을 늘리는 한편 소재, 산업재, 제약 등 실적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는 업종들에 대해서도 단기 매매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을 권했다.

그는 "기업 실적 추정치가 이미 10개월 이상 하락해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깜짝 실적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라며 "업종 전략 측면에서 여러가지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소재, 산업재는 실적에 대한 시각이 크게 엇갈려 이번 어닝시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실적 하향 조정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지만 업종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편차가 과거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까지 벌어져 있어 단기 매매를 고려해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실적 추정치 편차는 보통 업황이 둔화될 때 확대되지만 편차가 과도하다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소외 업종에 대한 매수세 유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증시 환경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에 쏠렸던 외국인의 매매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라며 "실적모멘텀이 양호한 종목을 저가 매수하는 동시에 외국인과 기관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종군에 단기 대응하는 것이 좋다"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매 비중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20일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가 쏠리고 있는 업종으로 화학, 조선,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 유통, 하드웨어, 건설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이들 업종 중 소프트웨어를 제외한 여섯개 업종은 가격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단기적인 관심도 '가격'으로 이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특히 하드웨어, 화학, 유통업종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비중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하드웨어의 경우 실적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고 화학과 유통은 올 1분기를 바닥으로 영업이익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건설 업종에 대해서도 해외 수주 모멘텀이 살아 있어 단기 매매에 적합하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