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오른팔에 테이프를 붙였을까.’

미국 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 청야니(대만)가 오른팔뚝에 붙인 테이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야니는 올 시즌 내내 이 테이프를 부착한 채 대회에 나서고 있다. 청야니는 인터뷰에서 이 테이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키네시오(kinesio) 테이프다. 근육을 보호하기 위해 붙였는데 볼을 칠 때 많은 도움이 된다”며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테이프를 안 했을 때보다 통증이 덜하다”고 답했다.

이 테이프는 1982년 일본의 가세 겐조 박사가 근육 및 관절염 치료를 위해 개발했다. 이 테이프를 팔고 있는 회사의 홈페이지(www.kinesiotaping.com)에 따르면 근육이 긴장했거나 손상됐을 경우 혈액순환이 좋지 못해 부상을 입을 수 있는데, 이 테이프를 붙이면 피부와 근육 사이의 공간을 늘려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이 좋아지며 통증이 완화되고 근육의 운동 기능을 되살리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키네시오는 인간의 운동 기능을 연구하는 ‘키네시올로지(kinesiology)’에서 따온 말이다. 통증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데다 인체 근육과 비슷한 신축성을 갖고 있어 운동선수들이 즐겨 사용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을 제패한 중국 테니스 선수 리나도 오른쪽 무릎에 이 테이프를 붙이고 경기했다. 김연아 선수도 이 테이프를 붙인 채 피겨스케이팅대회에 나선 적이 있다. 골퍼들은 ‘골프 엘보’ 부상 방지용으로 널리 사용 중이다.

청야니는 1일(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쇼토너먼트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 강풍속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1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07타로 카린 쇼딘(29·스웨덴)과 공동선두를 달렸다.

청야니가 우승하면 남녀 통틀어 최연소로 6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하는 선수가 된다. 또 23세2개월9일 만에 메이저 6승을 달성한다. 타이거 우즈가 2001년 26세3개월9일에 세운 최연소 메이저 6승 기록을 경신하는 것.

또 지난해 여자브리티시오픈 우승에 이어 2개 메이저대회를 연속으로 제패하는 15번째 선수가 된다. 마지막으로 이를 달성한 선수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로 2007년 여자브리티시오픈과 2008년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다.

청야니는 최근 치른 12개 대회에서 6승, 8개 메이저대회에서 4승을 거뒀고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그는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최근 7개 대회에서 6차례 우승컵을 안았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역전패당한 것이 유일한 패배였다.

한국 선수 중에는 강혜지(22)가 합계 7언더파 209타로 3위에 올라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 그룹에는 최나연(24), 서희경(26), 지은희(26), 김인경(24), 유선영(26) 등 5명이 포진했다. 최나연은 이날 5번홀(파3·169야드)에서 하이브리드 클럽으로 자신의 생애 세 번째 홀인원을 기록하는 짜릿함을 맛봤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 중인 박세리(35)는 합계 5언더파 211타로 공동 9위다. 첫날 단독 1위를 지켰던 양희영(23)은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김하늘(24)과 공동 12위로 밀렸다.


◆ '치료용 테이프'어떤게 있나…

청야니가 사용하는 ‘키네시오 테이프’는 4가지 종류와 3가지 색상이 있다. 부착하는 크기에 따라 7.5㎝, 5㎝, 3.75㎝, 2.5㎝ 등 4가지가 있다. 색상은 살색과 청색, 자색이 있다. 신체 부위별로 여러 가지 형태로 잘라 사용하는데 I자형, Y자형, X자형, 손가락형으로 나눠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