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이 경쟁적으로 바이오기술(BT)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바이오기술의 정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글로벌 신약개발이다.

약은 생산공정을 보면 합성(화학)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으로 나뉜다. 페니실린이 대표적인 합성의약품이다. 생물학적 방법을 이용해 전구체를 생산하고, 화학적 합성법으로 마무리해 만드는 ‘반합성의약품’도 있다. 감기가 걸렸을 때 처방받아 먹는 약에 가장 흔하게 들어 있는 빨강노랑색 약인 ‘아목시실린’이 반합성의약품이다.

이들이 ‘과거 약’의 대표주자였다면 현재와 미래의 약은 바이오의약품이다. 크게 유전자재조합 의약품과 항체의약품으로 나뉜다. 인슐린 인터페론 등은 특정 유전자를 잘라 운반체에 붙인 다음 대량으로 증식(대장균 등 이용)하는 방법을 써서 만드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다. 지난해 의약품 수입 물량 및 총액 면에서 1위를 차지한 허셉틴(유방암 치료제)이나,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 휴미라 등이 항체의약품이다. 항체의약품은 최근 생명공학계의 가장 큰 화두로 자리잡았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에서 전임상, 임상을 거쳐 최종 제품이 되기까지 짧게는 10년에서 길게는 수십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다. 투입되는 금액도 엄청나다. 따라서 자체개발 능력이 부족한 후발국은 복제의약품을 주로 생산한다. 제너릭은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합성의약품과 동일하게 만든 약품이다. 생물학적 동등성 확보가 쉬워 임상 절차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복제하는 바이오시밀러는 쉽지가 않다. 사용하는 세포, 배양조건, 정제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분자구조나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완벽하게 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성공확률을 높일 수 있다. 삼성그룹 등 대기업이 이쪽에 뛰어든 이유다.

이에 따라 ‘분자설계기술’도 각광받고 있다. 표적물질(단백질 DNA RNA 등)과 표적물질에 가서 꽂히는 약물 후보 물질을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약으로서 우리 몸에 들어가 원하는 작용 지점까지 흡수가 되는지, 체내 분포가 적당히 되는지, 배설이 잘 되는지, 몸속에 존재하는 다른 물질들과 반응하는지 등도 파악이 가능하다.

강남숙 한국화학연구원 신약개발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화학 생물학 수학 통계학 전산학 등이 어우러진 컴퓨터 기반 화학생물정보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