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쟁점…대기업 어떻게 볼 것인가] 中企 "칼자루 쥔 대기업들 납품價 후려치고 인력 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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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거래 등 불만 여전
대기업들은 정치권뿐 아니라 중소기업으로부터도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중소기업의 대기업에 대한 불만은 ‘3불(不) 문제’, 즉 거래 불공정, 시장 불균형, 제도 불합리로 요약된다.
거래 불공정성과 관련, 한 중소기업인은 “대기업과 계속 거래를 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비용 전가에 대항할 수 없고, 기술을 빼가도 인력을 빼가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원자재를 대기업으로부터 구매한 뒤 이를 재가공해 다시 대기업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칼자루를 쥔 대기업이 원자재값이 올라도 납품 단가를 떨어뜨리면 중소기업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수출 중기 대표는 “대기업과 거래하다 첫 사업이 망한 후 어떻게 해서든지 국내 대기업과 상대하지 않고 수출로 먹고 살겠다고 이를 악물은 것이 성공 비결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와 기술 탈취 문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시각이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29일 전국 13곳에 ‘기술인력 탈취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인식 전환이나 신고 활성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인력을 빼갈 때 스포츠계처럼 고액의 이적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양성화 방안을 내놓기도 한다.
중소기업은 또 대기업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슈퍼마켓이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시장에 진출,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 철물점들이 설 땅을 허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상공인들끼리 경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재벌 2, 3세들까지 제과점 등 골목상권에 진출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시장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중소기업인들이 대기업에 갖는 불만은 아니지만, 대기업과 관련해 가장 큰 불만을 나타내는 부분이 은행의 담보수수료 차별 문제다. 한 기업인은 “은행들이 부동산 등을 담보로 잡고 돈을 꿔주면서 왜 이자는 대기업보다 2배나 더 많이 받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신용카드 수수료와 백화점 수수료 등에서의 차별 문제 등 제도상 불합리도 시급히 시정돼야 할 분야라고 중기인들은 입을 모은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스스로 자성하고 변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을 대등한 파트너로 삼아 함께 커 가겠다는 대기업 오너들의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거래 불공정성과 관련, 한 중소기업인은 “대기업과 계속 거래를 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비용 전가에 대항할 수 없고, 기술을 빼가도 인력을 빼가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원자재를 대기업으로부터 구매한 뒤 이를 재가공해 다시 대기업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칼자루를 쥔 대기업이 원자재값이 올라도 납품 단가를 떨어뜨리면 중소기업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 수출 중기 대표는 “대기업과 거래하다 첫 사업이 망한 후 어떻게 해서든지 국내 대기업과 상대하지 않고 수출로 먹고 살겠다고 이를 악물은 것이 성공 비결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와 기술 탈취 문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시각이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29일 전국 13곳에 ‘기술인력 탈취 신고센터’를 설치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인식 전환이나 신고 활성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인력을 빼갈 때 스포츠계처럼 고액의 이적료를 지급하도록 하는 양성화 방안을 내놓기도 한다.
중소기업은 또 대기업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슈퍼마켓이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시장에 진출,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 철물점들이 설 땅을 허물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상공인들끼리 경쟁을 벌였지만 지금은 재벌 2, 3세들까지 제과점 등 골목상권에 진출하면서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시장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중소기업인들이 대기업에 갖는 불만은 아니지만, 대기업과 관련해 가장 큰 불만을 나타내는 부분이 은행의 담보수수료 차별 문제다. 한 기업인은 “은행들이 부동산 등을 담보로 잡고 돈을 꿔주면서 왜 이자는 대기업보다 2배나 더 많이 받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신용카드 수수료와 백화점 수수료 등에서의 차별 문제 등 제도상 불합리도 시급히 시정돼야 할 분야라고 중기인들은 입을 모은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스스로 자성하고 변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을 대등한 파트너로 삼아 함께 커 가겠다는 대기업 오너들의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