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디지털 엑스레이 시장은 중소기업이 생산하기 어려운 프리미엄급입니다. 국내에서 경쟁 상대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고가의 장비로 대형병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저녁 자사 블로그를 통해 의료기기 사업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는 논란에 적극 해명했다. 영역 침해 주장이 제기된 지 불과 반나절 만에 조기 진화에 나선 것이다.

28일 삼성그룹의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도 의료기기 사업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용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어제의 해명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추가 입장발표는 없다”면서도 “우리나라 의료기기 시장의 70%는 외산 제품이며 삼성은 이 시장에 들어가는 것으로 중소기업과는 동반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은 디지털 엑스레이 제품 출시가 프리미엄급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삼성이 주력하려는 프리미엄·하이엔드 시장은 영상의료기기가 단품이 아닌 패키지로 판매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영상진단 기본장비인 디지털엑스레이가 MRI(자기공명영상) 등과 함께 제품 라인업에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의료장비 사업은 보급형 시장과 프리미엄급 시장으로 나눠져 있고 프리미엄급 시장은 GE,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어 중소기업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했다.

중소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성장 방안도 내놨다. 이제까지 수입에 의존하던 고가 핵심부품을 국산화할 수 있도록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던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함께 개척해 나간다는 것이 골자다.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삼성은 또 “앞으로 의료기기 분야 경력직을 채용할 때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의 직원은 뽑지 않겠다”며 중소 업체들의 인력 유출에 대한 우려를 차단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